54호
-
삼성반도체 언제까지 아파야 하는가.54호/뫼비우스의 띠 2010. 11. 11. 02:33
수습위원 정민 지난 3월 31일. 봄인지 겨울인지 알 수 없는 날씨가 계속 될 무렵이었다. 한 20대가 세상을 떠났다. 산재신청과 직업병 진실 규명을 위해 삼성전자에 저항하던 박지연씨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뜬 것이다. 고(故)박지연씨까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직업병으로 숨진 사람은 알려진 것만 해도 9명이다. 또한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투병중이다. 초고속 성장 뒤편의 가난과 죽음, 그리고 반올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각종 언론들의 예찬을 받으며 분기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2분기 실적도 1분기의 성적을 갈아치웠다. 이렇게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의 뒷면에 화학 약품 냄새를 맡으며 희생되어간 노동자들이 있다. 박지연씨 같은 경우 고3때 부터 하루에 12시간씩 노동을 하며 방사선과 유해물질에..
-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운동이 중요한 이유54호/뫼비우스의 띠 2010. 11. 9. 19:31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상임운영위원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이상이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시민회의가 지난 7월 17일 공식 출범하였다. 길게는 2007년부터 약 3년, 짧게는 지난 연말부터 8개월 동안 연구하고, 논의하고, 출범을 준비 해 온 일이었다. 이 운동에 대해 일부의 오해와 이견이 없지는 않았으나 의료민영화의 핵심동력인 민간의료보험과의 정면대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민회의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민간의료보험은 계속 확장되고, 국민건강보험은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의 의료비 불안은 심화되고, 공중파 방송 등 각종 언론매체의 광고를 통해 민간의료보험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경제위기와 신자유주의에 의한 양극화로 서민경제는 갈수록 ..
-
잉여들의 낙동강 공습기54호 2010. 11. 9. 17:37
편집위원 수화 "너 지금 뭐하냐?" "나? 그냥 잉여야. 넌?" "나도 그냥 잉여짓하고 있어." "아... 심심하다..." 혹시 그대는 위의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가. 할 일없이 살아도 정신없이 지나갔던 학교생활을 뒤로 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두 달 반의 황금같은 시간. 무얼하며 보내야 방학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머리를 곰곰이 굴려보았지만 이내 무한 귀차니즘에 빠져 그 무엇도 하지않은 모습. 순간 그대의 잉여로운 방학이 떠올라 흠칫하진 않는지. ‘난 그렇지 않아. 아주 열심히 살았어!!’라고 발끈할 학우에겐 심심한 사과를 하며, 뼛속까지 잉여정신이 녹아있는 필자의 지난 여름방학 이야기를 할까 한다. 2010년도 어느 잉여로왔던 여름날 어느 여름날, 잉여인간 한명이 있었다. 첫째. 내리쬐는 한여름의 태양볕..
-
설레던 초행길, 그 추억 한 아름54호/달콤, 살벌 2010. 11. 9. 17:20
편집위원 소영 … 조금 요란스런 우리 아침 정말 손꼽아 기다렸어 텐트에 지도에 나침반에 잊혀진 오래된 옷과 함께 잔뜩 어깨에 짊어지고서 찌든 도시는 잊어버리자 청춘이 아깝다 아깝다 하며 드디어 떠난 이 길 우리 둘 두 다리로 걸어보자 한참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이 길은 어딜까 잔뜩 짊어진 배낭은 왜 또 이렇게 무거워 자꾸 배는 고프고 다리는 후들후들 거리지만 그래도 즐겁다 우리는 … 「노리플라이, 낡은 가방을 메고」中 로마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은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 나는 이 문장을 종종 여행에 관한 에세이들의 첫 페이지쯤에서 발견하곤 했다. 그리고 진부하게도 이렇게 또다시 내 글의 첫머리에 저..
-
경쟁하는 삶. 대학교54호/수습기획 2010. 11. 9. 16:37
수습위원 천재상 고등학교 고등학생 특히 인문계 고3의 삶이란 대학교를 가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활양식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대학교를 위해 맞춰진다. 그만큼 고등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대학교에 대한 환상 또한 크다. ‘대학교’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참 많다. CC, 학점, 축제, 미팅, 기숙사, 동아리, 자유 등등…. 하지만 그 중에서 대학교의 본 의미와 가장 부합하는 것은‘지식의 보고’즉, 학문의 탐구일 것이다. 짜여진 수업을 듣는 고등학교와는 다르게 대학교는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서 해당 학문에 대한 탐구에 열중한다. 여기서 중점이 되는 것은‘어떤 학과에 들어가서 어떤 학문을 탐구하느냐’란 것이다. 필자 같은 경우는 ‘사회학’과 ‘심리학’중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어떤..
-
월드컵 그리고 병역혜택54호/수습기획 2010. 11. 9. 16:19
수습위원 백창훈 2010년 6월 한 달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컵이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길거리 응원을 하거나 또는 호프집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월드컵을 관람했을 것이다.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내었다. 2002년 월드컵이야 우리나라에서 치루었다는 이점이 어느 정도 작용하였지만, 이번 월드컵은 지구 반대편의 낯선 나라에서 일궈낸 것이기에 더욱 감동적이고 대단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정신적인 기쁨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16강 진출로 얻어낸 경제적 효과도 어마어마하다. ‘현대 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 16강 진출로 거리응원전 등이 이어지면서 민간소비지출 등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1조 3천억 원으로 추산되고, 국가브랜드 홍보효과가 1조 3천 5백억..
-
빼앗긴 콘서트홀에도 봄은 오는가54호/수습기획 2010. 11. 9. 15:57
수습위원 김지수 개찰구를 빠져나와 셔틀버스를 탄다. 정문을 지나 세 번의 정차 후 드디어 마지막 정류장. 몇 남지 않은 학생들이 하나 둘 버스를 내리고, 나는 우리 학교 건물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음악과 단독건물, 콘서트홀로 향한다. 각종 악기소리가 어우러져 희미하게 들리는가 싶더니 선율은 다가설수록 또렷해지고 어느새 귓전에 와있다. 연신 선배들께 인사를 하며 입구를 통과한 후 어둑어둑한 로비를 지나 도착한 연습실은 오늘도 만원. 실기시험기간인지라 아침 일찍 학교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습실 예약종이에는 나보다 한 발 더 빨리 예약해놓은 학생들의 이름으로 꽉차있다. 혹여나 남은 곳이 있지 않을까 둘러보던 중 웬일인가 싶게 발견한 방은 역시나……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벌써 오래전부터 수리를 요구했지만..
-
[기자수첩] 표현의 자유와 차별의 경계를 넘어서 소통을 이야기 하자54호 2010. 11. 9. 15:05
수습위원 정민 우리는 때로는 아주 쉽게 우리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곤 한다. 꼭 말로 싫어한다고 표현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심리적 거부감이 신체적 언어로 드러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 다수와 다른 소수자에 대한 선입견으로 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인터넷으로까지 확대되어 그것이 사회적으로 재학습되기도 하고, 많은 소수자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입법을 했다고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종교계의 거센 반발이 있기도 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8월 12일 반차별공동행동이 주관하는 라는 포럼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포럼을 듣기 전에는 ‘차별과 표현의 자유’가 굉장히 예민한 지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