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호(2021)/시나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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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은 항상 투쟁이었다78호(2021)/시나브로 2021. 6. 1. 18:51
최희원 수습위원 “생각이 많으면 여유로운 거구나. 그럼 생각 없을 정도로 더 달려야지.” - 청하 지난 12월 9일, 방송사 Mnet에서 기획한 프로그램 는 20대 여성 아이돌들이 러닝 크루가 되어 국내의 아름다운 러닝 코스를 찾아 달리는 런트립(RUN-TRIP)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인생과 달리기는 닮았다’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아티스트 청하는 자신의 번아웃과 우울함에 대해 털어놓았다. 여유를 가지는 것마저 사치 같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번아웃을 자각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청하의 모습은 현대인들의 표상이다. 우리는 숨 가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 우리에게 ‘탈진 증후군’이라 불리는 ‘번아웃’은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스며든다. 푹 젖어 무거워진 옷이 발목을 잡아도, ‘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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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어디에 존재하는가78호(2021)/시나브로 2021. 6. 1. 18:03
조우진 수습위원 “마녀 프레임은 박물관에 남겨진 유물이라기보다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곁에서 의사소통에 간섭하는 요소이다.” -, 이택광 ‘마녀사냥’은 15세기 이후 유럽에서 기독교를 절대화하여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종교적 상황에서 비롯된 광신도적인 현상을 말한다. 책 『마녀 프레임』에서 언급하듯이 중세에 일어난 이 끔찍한 사건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중세 후기 교권의 최후, 인권학자들은 민중의 무지몽매한 광기, 계몽주의자들은 전근대적인 미신이 낳은 재난 상황으로 분석한다.1)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과거에 일어난 ‘마녀사냥’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바로 마녀를 만들어낸 ‘마녀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으로 인해 기독교 성서에서 우호적으로 표현됐던 마녀는 중세 말 신앙을 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