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호(2023)/펴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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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호 펴내는 글82호(2023)/펴내는 글 2023. 12. 29. 14:29
당신이 이 책을 펼쳐 보았을 때, 학교에 첫눈이 내렸을까요? 요즘 같은 날씨에 눈까지 내렸다면 꽤나 추울 것 같은데, 밖에서 교지를 집었을 당신을 생각하니 걱정이 올라옵니다. 적어도 교지를 읽는 순간만큼은 실내에서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첫’이라는 단어는 정말 특별한 것 같습니다. 처음이 주는 의미는 우리의 당연한 일상에 새로움을 부여합니다. 눈은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기상현상이지만, 첫눈이 검은 배경을 수놓는 것을 보게 되면 밤하늘의 공허함이 어느새 어린 시절의 설렘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웃을 일이 없는 요즘이지만 추위조차 잊은 채 눈덩이를 굴리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에 따뜻함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첫눈이 설레는 경험은 아닙니다. 어떤 이에게 처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