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호(2021)/실감기 - 무해한 연결
-
문자의 영속성을 꿈꾸며 - 타이포잔치 2021: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거북이와 두루미취재기》취재기79호(2021)/실감기 - 무해한 연결 2021. 12. 4. 23:54
강해리 수습위원 영원한 건 존재할 수 있는가 영원(永遠). 어떠한 상태가 끝없이 이어지거나 시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것. 혹은 보편적인 진리의 의미나 타당성이 시간을 초월하는 것. 신(神)이나 진실성처럼 시간의 존재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지금까지, 언제나, ‘영원’을 꿈꿔왔다. 에서는 비극적인 결말의 ‘영원한 사랑’이,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는 여정에는 ‘영원한 삶’에 대한 열망이 담겨있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의학의 힘을 빌려 ‘영원한 젊음’을 얻고자 하기도 한다. 반면, 불교는 우리에게 영원한 건 없다고 이야기한다. 불교의 근본교리를 이루는 세 가지 진리를 ‘삼법인(三法印)’이라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제행무상’은 우주 만물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여 한 모..
-
<여는 글> 실감기 - 무해한 연결79호(2021)/실감기 - 무해한 연결 2021. 12. 2. 16:21
박연지 편집장 실감기. 이야기로 이루어진 실을 감는다. 이야기는 전달받은 이의 ‘실감(實感)’이 된다. ‘실감’은 ‘감응’으로 이어진다. 마음이 따라 움직이면 이야기에 ‘응답’할 힘이 생긴다. 응답이 다정함을 품으면 ‘돌봄’이 된다. 내가 아닌 존재를 돌보는 것은 분명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모두 돌봄에 기대어 산다. 돌봄은 다정한 연결이며, ‘함께’ 행복할 용기이다. 당신과 내가 품은 이야기는 돌봄이 되고, 돌봄은 또 다른 이야기를 낳는다. 당신과 나를 연결한 이야기가 늘어날수록 우리의 세계는 확장된다. 확장된 세계에서는 우리가 행복할 가능성 또한 넓어진다. 사람이 무해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만들어 내는 어떤 연결은 무해하..
-
'낙태죄' 완전 폐지, 그 너머의 자유를 향해 - 전시 <몸이 선언이 될 때> 취재기79호(2021)/실감기 - 무해한 연결 2021. 12. 2. 16:09
박연지 편집장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렸다.ⅰ그러나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입법예고안에 예외조항을 추가하고, ‘낙태 허용 기간’을 제시하는 등 ‘낙태죄’를 존치하고자 했다. 입법자는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낙태죄’ 관련 법 조항들을 개정해야 했으며,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해당 개정 시한 전까지 법률은 유효했다. 2020년 12월 1일에 발간된 성심 77호 에는 ‘낙태죄’를 존치하려는 정부의 행보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렸다.ⅱ그리고 현재,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여성들의 투쟁은 역사가 되었다. 2021년, 대한민국은 ‘낙태죄’ 없는 국가가 되었고, 아직 대체입법이 마련되지 않은 입법 공백 상태이다. 성심 77호 에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