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 A to the whY!77호/뫼비우스의 띠 2020. 11. 27. 18:26
김미성 수습위원
올해는 지방자치제도가 1991년 광역·기초의회 의원 선거로 부활한 후 30년이 된 해이다. 지난 10월 29일, 지방자치의 날을 맞이하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자치 전부개정안’1) 통과에 대한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2) 지방자치가 시행된 30년 동안 지역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치’라는 의의를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을까? 대부분 국민은 지방자치의 의미조차 모르고 있다. 지방자치는 주민, 즉 국민에 의해 실현된다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육하원칙을 통해 더욱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지방자치란? 특정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그 지역에서 스스로 단체를 구성하고 선거로 대표자를 선출해 지역의 행정을 정부와 협력하여 대표자에게 맡기거나 주민 스스로 처리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3)
WHERE: 대한민국 방방곡곡
많은 사람들은 ‘지방’이라는 단어에 수도권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 ‘지방대’, ‘지방거점국립대’에서 알 수 있듯이 수도권 이외에 비수도권 지역으로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부터 이야기할 ‘지방자치’ 그리고 ‘지방자치분권’의 ‘지방’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각 구역까지 아우른다는 점을 유의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결국 ‘지방자치’는 우리 모두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WHY: 각 지역을 위해
1960년대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통한 집중과 선택으로 그 시대를 ‘한강의 기적’이라고 명명할 만큼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일궜다. 하지만 뒤따른 이촌 향도 현상으로 지방의 인구가 대도시로 유출되고 성장이 멈추기 시작하면서 지역 격차가 심화됐다. 이를 완화시킬 정부의 노력이 필요했지만 지역의 특성과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는 중앙집권체제는 지방정부가 지역에 필요한 행정이나 사무를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잘 알고, 집행하는 것은 현장 그 자체인 지역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분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한 목포 해양경찰들이 중앙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는 동안 배가 기울어 비극적인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졌다. 지방정부가 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이 있었다면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이다. 4)
WHO: 우리 모두
지방자치는 단체자치와 주민자치가 절충되어 이뤄질 수 있다. 여기에서는 주민자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지방자치에는 주민들의 참여권을 넘어 자기 결정권을 보장한다는 개념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5) 라고 불리기도 한다. 주민 없는 지방분권화는 지역 대표들의 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민들이 주체로서 지역의 부패를 감시하고,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제2항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은 정치인을 뽑는 것뿐이다. 정치인이 원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면 “다음 선거에서 두고 봐라. 다른 정당 뽑는다”는 마음속 다짐과 함께 다음 선거를 기다린다. 정치인들은 선거 기간에는 국민에게 별이라도 따줄 것처럼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내건다. 주민에 의한 지방자치는 이러한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직접민주주의의 의의를 중요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HOW: 지방자치분권 강화
위에서 말한 주민자치와 분권화는 함께 작동해야 한다, 지방자치분권은 크게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 자치입법권을 강화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
첫째, <자치재정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법의 범위 내에서 정해진 정도에 따라 수입과 지출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의 세수6) 구조는 8:2인데 이 비율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바로 뒤에서 다시 다루겠다.
둘째, <자치행정권>에는 자치조직·인사권과 자치사무가 포함되어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무는 20%의 자치사무와 중앙정부에서 위임하는 8%의 위임사무다. 자치행정권이 실현되기 위해서 우선 지역이 일을 할 수 있는 범위와 권한이 확대되어야 한다. 올해 1월 10일 ‘지방일괄이양법’이 통과되면서 지역의 자치행정권의 사무범위가 확대되었다.
셋째, <자치입법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법률, 조례, 규칙 등을 스스로 제정하는 권한이다. 현재 지자체에는 지방의회가 제정하는 ‘조례’와 자치단체장이 정하는 ‘규칙’이 있으며 이 조례와 규칙은 ‘법령 범위 내’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제한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치입법권이 강화되면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이에 알맞게 법을 만들 수 있다.
WHAT: 최근 지방자치에 관한 논의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자치분권을 핵심내용으로 개헌안을 발의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 이후로 잠시 논의가 진전되지 않다가 최근 다시 지방자치분권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분권에 관해 진행되고 있는 논의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지방일괄이양법’이다. ‘지방일괄이양법’이란 국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주기 위해 개정되야 하는 법률을 하나에 모아 동시 개정한 것이다. 이로써 16개 부처 소관의 400개 사무가 지방에 이양된다. 그러나 시행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양된 사무에 해당하는 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둘째, 지방세 비율 상향화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분할 비율은 8:2이다. 현 정부는 6:4까지 지방정부의 예산을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지역격차가 극심한데 재정권에 자율성까지 부여되면 지역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발생할 지역 간 불균형을 막기 위해 정부는 자치단체 간의 재정조정 기능을 확대하는 것을 방안으로 내세웠다. 재정분권으로 지방세를 많이 거둘 수 있는 지역 세금의 일부를 지역상생발전기금7)으로 돌리거나 농어촌에는 지방교부세8)라는 지원을 하여 균형을 지키자는 것이다.
WHEN: 바로 지금
정부, 지자체,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정작 지방자치의 주체가 될 주민, 즉 국민들에게는 관심 밖의 문제다.
수도권에는 과밀화로 인해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막고자 제한해둔 그린벨트 해제까지 논의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리고 일부 지역은 소멸을 앞두고 있다고 예견한다. 국가는 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지방정부에 조금씩 권한을 이양하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지역은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 진심어린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각주
1) 주민참여제도와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강화해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내용이 포함되있다. 또 주민이 지방정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안을 발의할 수 있는 ‘조례발안제’등 직접민주주의적 요소가 도입됨. [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892730.html]
2)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 촉구“ 경기도의회 결의대회, 이병희 기자, 뉴시스, 2020년 10월 22일
3) “[리셋 코리아] ‘허드슨강 기적’에 지방분권도 큰 힘”, 김형구 기자 외, 중앙일보, 2017년 12월 8일
4)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 형태로 대중적인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5) 국민에게서 조세를 징수하여 얻은 정부의 수입을 뜻한다.
6) 2010년 지방소비세 도입에 따라 자치단체간 재정격차완화 및 지역발전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치단체간 수평적 재정조정제도이다.
7)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운영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위해 지급해주는 재원으로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국세의 19.24%가 교부세의 주요 재원이다.
<참고문헌>
『한국 지방민주주의의 위기』, 박종민 외, 2002, 나남출판
『지방에 산다는 것』, 이일균, 2020, 피플파워
『지방자치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정현주, 2019, 정한책방
『지방자치의 쟁점』,, 이승종, 2014, 박영사
'77호 > 뫼비우스의 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흥청망청 소비문화, 쓰레기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0) 2020.11.28 <여는 글> 포스트 쓰레기 : 앞으로의 쓰레기를 말하다 (0) 2020.11.28 청풍, 희미해져 가는 로컬의 빛을 되살리다 (0) 2020.11.27 여는 글 "공간(空間)에서 공간(共間)으로" (0) 2020.11.27 작은 마음들이 일으킬 큰 변화 : 내돈내산 쓰레기 굴레에서 벗어나기 (0) 202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