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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취재기75.5호/뫼비우스의 띠 2020. 3. 2. 14:16
전기는 익숙하지만 원자력은 생소하다. 스위치를 누르고 불이 켜지는 시간 사이에는 조금의 틈도 없어서 이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모든 사회문제가 그렇듯 내가 모른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는 월성원전 1,2,3,4호기가 있다. 그리고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 법(원자력안전법 제89조, 제한구역 EAB : 914m)이 정한 울타리다.
이곳 주민들은 30년 동안 원전과 함께 살았다. 지금은 방사능에 피폭되어 갑상선 암에 걸리고, 몸 속에서는 삼중수소가 발견됐다. 20년 동안은 방사능이 위험한 줄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에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안전하다’는 국가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의 말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월성원전홍보관 앞에 농성 천막을 짓고 “이주대책을 마련하라.”며 투쟁 중이다. 2020년 1월 10일 성심은 이곳에서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의 김전일 위원장과 황분희 할머니를 만났다.사진 성심 “이 원자력이 처음 왔을 때는 참 좋은 거로 생각했는데, 인자 40년이 지나보니까. 우리가 원자력이 뭐다. 깊이 깊이 하니까(알다 보니까) 진짜 엄청나게 위험한 것이다. (...) 당장 뭐 학생도 알겠지만은 원자력에 그 방사능이라는 것이 당장 뭐 피 묻어가 탈나고 이러는기 아니거든."
사진 성심 “몇십년간 여기 살면서 대대 또 후손에 이래 (방사능에 피폭)된 거를 갖다가, 뭐 법이 없다. 그 수치(기준치)에 미달된다. 이렇게 자꾸 이야기 하니.. 우리가 참 소수의 사람으로서 입증할 수 없는 거. 그런 관계야. 그 정부하고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하고 그 큰 사람들하고 우리가 이렇게 힘을 싸울라니까, 엄청나게 거 뭐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_김진일
"그 기준치가 캐나다에서 온 거라고. 캐나다는 그 주에 워낙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핵발전소 주위에 사람이 안 살아요. 그러니까 대충 114m를 정해서 이러겠지만, 우리는 그거를 가져오면서 914m.. 우리는 이-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 (캐나다 법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914m 이렇게 담 하나를 쳐놓고, 여기 안에는 위험하고, 밖에는 안전하고 사람이 살아도 된다. 이런 정말, 이거는 있을 수 없는 논리는 쓰고 있는 거야.”_황분희
사진 성심 “참 이기 민간기업 같으면은 벌써 뭐 관철 됐을낍니다. 정부기업이니까. 민간기업같으면 우리 이 벌써 했을낀데. 정부기업이기 때문에 정부 지가 싫으면 안하고 법을 안지키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_김진일
사진 성심 "그때 (경주에서) 5.8 지진이 났을때, 여기(경주원자력발전소)는 6.0의 지진에 대비해서 만들어진거야. 그럼 그건 무슨 말이야? 0.2만 더 났어도 여기는 끝난거라는 말이야. 여기만 끝나? 이게 터지면 대한민국 전체가 끝장 나는거야. 나는 일본(후쿠시마 원전사고)때도 그랬지만, 정말 그때(지진이 났을때)는 나는 하나님도 안믿지만 '하나님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_황분희
"그때(경주에서 지진이 났을 때) 2-4호기가 그대로 다 멈췄었어. 한 3개월동안 멈춰있었거든? 그대로 전기 때문에 (모자라서) 고생한거 없었잖아. 그러면 그대로 멈춰 놔야 할 것 아니야. 전기가 안모자르니까. 근데 또 한 삼개월 있다가 또 돌리고 있어. 핵폐기물도 멈춰놓으면 안나고고 하는데, 또 돌리고 있다고."_황분희
사진 성심 “핵 마피아들이라는게.. 정말 실체가 없는 거 같아도 진짜 무서운거야. 핵에 둘러 싸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게 워낙 (크니까) 핵발전소 하나 지으면 어마어마하게 돈이 들어가. 거기에 사람들이 그 단맛을 놓지 못하고 있는거야. 핵 발전소를 지어 놓고서. 원자력을 자꾸 지어야 된다, 또 해야 된다 (하는 거야) 그 사람들은..”
사진 성심 “서울에 낮에야 뭐 잠깐씩 이래 갖다 오면, ‘아 그냥 참 큰 서울. 우리나라의 수도니까’ 이것만 알았지. 근데 그때 광화문에 촛불집회를 하러 가니까. 밤에 가니까는. 서울 시내가 진짜. 막 정-말 전기가 불야성인거야.”
“뭐 전기 생산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죽든 살든. 뭐 된다(괜찮다). 이런 논리잖아. 그니까 그거는 아닌 것 같아. 몰라. 우리는 시골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남을 피해 줘 가면서 사는 거. 그건 아니다 싶은데.. 아이고 모르겠어 배우고 돈 많은 사람들은 뭐 그게 안 맞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증말 답답하고..”“너희 세대때 가면 이제 노인들, 이거 지금 핵 폐기물, 갈 데 없어서 10만년을 앞으로 보관해야 된대. 너희들이 다 책임 져야해. 이렇게 단물만 다 빨아 먹은 거야. 응? 한수원에서 ‘이게 싼 에너지다’ 하면서 미래에 들어가는 돈은 계산하지 않고, 우선 전기만 생산해서 쓰는거만 계산하니까. 이게 싸다고 그냥 펑펑- 쓴거야. 쓰고 막 했는데. 결국은 뒤에 뭐 해체 작업하는거, 핵 폐기물 보관하는거. 그게 10만년.. 그거를 누가 감당할거야? 우리야 이제 살아가 봐야 10년 살면 그만이야. 그러나 너희들은? 그 밑에 애들은?”
_황분희
* 2020년 1학기 정기호(76호)에서는 탈핵에 대해 다룹니다. 학우여러분의 제보와 취재요청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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