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주거 기획 여는글

c 성심

엄아린 편집장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우리의 n개의 포기 목록은 전부 가족과 주거문제로 스타트를 끊고 있다. 이 둘은 청년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 들 중 하나로서 개별적으로 다루어져 왔다. 예를들어 가족 문제는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청년에게 ‘포기(원하지만 못 갖는)’가 아니라 비혼이라는 이름의 ‘거부’로 나타난다는 비판. 그리고 개인의 자발적 선택인 이 거부가 국가와 사회에 의해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핵심이다. 주거문제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방값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시설조건. 그리고 이런 열악한 주거는 주로 사회초년생(경제적 약자)인 청년에게 가장 불리하다는 것이 주요 비판점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 둘의 지적에는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1인 가구’가 되기를 선택했는데, 한국의 주거 복지 정책은 ‘가족단위’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던가. 높은 주거비와 안전 문제 등을 해결을 위해 ‘파트너’와 함께 살기를 선택했는데, 이 파트너는 법적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아 갖가지 혜택에서 배제되고 만다. 뿐만 아니라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나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주는 나의 원가족(혈연가족). 이 원가족과 쉽게 관계를 단절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도 주거 문제 때문이다. 

 

 성심은 이 교차 지점에 주목한다. 혼자/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게 만드는 사회와, 혼자 살고 싶지 않은데 가족을 꾸릴 권리는 주지 않는 사회가 공존하는 현실에서, 청년 정책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주지의 사실이지만 혼자이고픈 청년도, 함께이고픈 청년도 이 정책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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