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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 80호] "미워해도 소용없어" 우리 모두 결국 사랑할테니까82호(2023)/50주년 특집 리뷰 - 성심을 돌아보다 2023. 12. 30. 03:13
김요한 수습위원
혐오, 차별, 배제의 벽이 너무도 높고 견고하게 느껴지는 세상이다. 이 벽 앞에서 우리는 낙담하고 좌절하며 주저앉는다. 그럼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연대가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힘이라고, 우리가 걸어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당신이라면 성심교지 80호의 〈“미워해도 소용없어”, 우리 모두 결국 사랑할 테니까〉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기사는 2022년 서울퀴어문화축제 취재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던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한 후기를 담고 있다. 참가자들은 SNS에서 “다채로운 개성을 뽐내며” 행진했고, 비가 내리는 서울 도심을 걸으며 “온통 무지개의 향연”을 만들어 냈다. 기사는 이러한 축제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
당시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는 서울시의 차별 행정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시가 축제 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제때 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조직위와 시민들의 항의에 직면하자 겨우 사용 허가를 내주었다. 취재기에서는 그것마저도 불합리한 ‘조건부 수리’였다고 전한다.
성심이 창간 50주년에 이 기사를 되돌아보는 이유는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야 하고, 혐오 발언과 차별로 자신의 존엄과 평등을 부정당한다. 이러한 현실에 맞서 일 년에 단 하루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거친 욕설과 폭력의 대상이 된다.
퀴어문화축제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9개 지역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축제 개최는 언제나 쉽지 않았다. 지자체의 차별과 반동성애를 외치는 개신교계 때문이었다. 올해 6월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는 ‘도로점용’의 적법성을 두고 대구시와 경찰이 충돌하기까지 했다. 1 대구시장은 성소수자들이 거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축제 전부터 거리낌 없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2
올해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이 아닌 을지로에서 열렸다.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차별적인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신 서울광장은 축제 개최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사용신고를 낸 개신교계 문화재단에 돌아갔다. 3 4
성심교지 80호에 실린 이 기사는 “혐오와 차별을 벗어던지고, 사랑과 평등의 무지개에 함께”하자고 권한다. 이 글을 찾아 읽을 당신이 사랑의 힘을 믿으며 오늘 하루도 스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고립의 벽을 넘어 우리 서로 연대할 수 있기를.
- 1. 나수진,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② 혐오 세력 방조하는 지자체』, 2023.06.26., 뉴스앤조이,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5441> 최종검색일: 2023.11.03. [본문으로]
- 2. 김규현, 『홍준표 “시민에 혐오감 주는 퀴어축제 반대”...이 말이 혐오』, 2023.06.08.,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1095086.html> 최종검색일: 2023.11.03. [본문으로]
- 3. 구권효,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① 남의 잔치에 재 뿌리는 개신교인들』, 2023.06.26., 뉴스앤조이,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5443> 최종검색일: 2023.11.03. [본문으로]
- 4. 나수진,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② 혐오 세력 방조하는 지자체』, 2023.06.26., 뉴스앤조이,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5441> 최종검색일: 2023.11.0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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