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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전환> 닫는글76호/특집 2020. 5. 30. 23:27
열심히 준비한 특집이지만 아쉬운 점도 많이 남는다. 담아야 하는 이야기는 방대했고, 분량문제로 취사선택 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이 남아 있다. “기후위기,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에서는 지난 10년 동안의 국제적인 환경논의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다룰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유럽연합은 전체 에너지 발전량 중 상당수(약 35%)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이로인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아예 석탄발전을 가동하지 않는 국가가 6개국, 폐기를 약속한 국가가 15개국이다. 우리의 편견과는 달리 중국도 탈석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 기술력 등은 매년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해 희망적인 전망이 다소 축소된 것은 한계로 남아 있다.
“원자력은 대안이 될 수 없다”에서는 경주의 핵심 쟁점인 ‘방사능 피폭’ 문제를 아예 다루지도 못했다. 경주의 월성원전은 197-80년대에 건설된 아주 오래된 원전이다. 기술력은 현재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고, 따라서 ‘경수로’인 여타 원전과 달리 ‘중수로’ 방식으로 돌아간다. 중수로 방식은 경수로형보다 10배 많은 삼중수소를 배출하고, 사용후핵폐기물도 훨씬 많이 만들어낸다. 원전인접마을의 주민들은 삼중수소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다수가 갑상선 암에 걸렸다. 정부와 한수원은 지속적으로 ‘주민들의 암 발생은 원전에서 내뿜는 방사능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나아리 마을에 실제로 가본 사람이라면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는다. 주민들로 가득 찬 설명회장은 사람들이 숨을 쉴 때마다. 그리고 말 할 때마다 ‘쉭-쉬익-’거리는 쇳소리로 가득했다. 갑상선 암환자의 특징이다. 국립암센터가 내 놓은 2013년 통계만 봐도 원전주변의 갑상선암 환자가 전국 평균의 5배나 된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진실은 당연한 사실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대안은 있다, 그린뉴딜!”에서는 국내의 사례들을 소개하지 못했다. 한국에는 이미 서울시와 경기도(대표적으로 안산시)를 중심으로 ‘시민발전협동조합’이 있다. 이들에게 ‘시민’이란 단순한 에너지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는 사람, 그리고 발전에 대한 책임과 위험성을 아는 존재다. 특히 제주도에는 거대한 공유지를 기반으로 풍력발전을 하고 이로인한 수익을 나눠 갖는 마을이 있다. 억대의 수익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주는 등 조합원 복지에 사용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전환은 이미 진행중이다. 한쪽에서는 3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한 쪽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다가올 전환에 맞서 우리는 무엇을 할것인가? 고작 ‘미래에 사라질 100가지 직업’을 검색하며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을 따져볼 것인다. 아니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핸들을 잡을 것인가. 다가올 n차 산업혁명의 엠블럼이 기후위기나 코로나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전환의 과정에 미래세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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