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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서평52호/가대人 2010. 2. 26. 00:51
엄기호,『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2009, 낮은산
유성환 국사학전공 08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는 신자유주의에 관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작가 엄기호는 이 책에서, 현재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있다. 또한 경제, 사회 분야의 저명한 학자의 말과 글을 인용하여 이러한 생각이 단순히 자신의 생각만이 아님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 엄기호는 국제 연대 운동 단체를 통하여 수년간 아시아, 남미, 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생활하였고,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닥쳐라, 세계화!」를 집필하였다. 그의 이러한 경험은 그가 신자유주의에 대하여 탁상공론식의 이론 접근이 아닌 현실에 근거하여 신자유주의를 사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독자로 하여금 그의 글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작가 엄기호는 신자유주의 체제 내에서의 삶을 “아무도 돌아보지 마라” 라는 말로 요약하고, 자신의 삶 또한 철저히 돌보고, 합리적으로 생활하여 살아남아야 하는 삶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 내에서의 삶은 사람들의 실패를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제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돌아본다는 것은 시간의 낭비 즉 패배를 의미하고, 자기 자신을 개발 하는 (소위 스펙을 쌓는) 일에 소홀해져 결국 경쟁에서 패배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모순에 대하여 (혹은 현재 상황에 대한 암담함에 대하여) 「88만원세대」에서는 이것을 체제의 모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사회는 단지 10명중에 1명만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라고 설명하고, 이러한 사회(체제)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0명중에 1명만이 잘 살 수 있는 사회에서 우리가 1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9명 또는 10명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라는 말을 표지에 실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신자유주의 체제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에 등장하는, 소시민의 삶에서 찾을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 없었던 한 중산층 가정은 IMF에 회사가 도산을 하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가장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한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을 하게 되었고,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되었다. 아버지는 힘든 생활을 유지하시던 중 재혼을 하게 되었고, 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반지하방에는 단지 아버지의 자책과 새어머니의 좌불안석, 할머니의 신세한탄만이 존재하였고, ‘모두가 불쌍해져 버린 상황’ 속에서 뭔가를 해보겠다고 하면 할수록 서로에게 더욱 미안해지는 상황만이 발생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가족들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아니에요. 이 모든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가운데 누구도 잘못한 사람은 없어요.”
이 말은 기적을 낳았다. 절망의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자기 탓만 하던 부모에게 이 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로’ 였다. 절망적인 상황에 모두가 자책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이 말은 구원이 되고 희망이 되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는 신자유주의의 맞서는 위로와 돌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대학생의 삶은 비참하다. 힘들게 들어온 대학에서 학우들과 치열한 학점 경쟁을 펼쳐야 하고, 더욱 매력적인 나를 완성하기 위해 토익점수, 어학연수로 나를 치장해야 하고, 컴퓨터 자격증, 기능사 자격증 등을 통하여 나의 성실함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큰 비극은 이 모든 것을 처절한 노력 끝에 달성했다 하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어도 희망을 꿈꿀 수 없고, 열심히 노력하면 너의 삶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위선 가득한 희망고문 앞에서 신자유주의의 모순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기 원하는 가톨릭 학우분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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