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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읽는 사람들, 오롯75호/가대IN 2019. 11. 21. 00:09
엄아린 편집장 cukkyoji@gmail.com
지난 11월 1일 송내어울마당에서 <제1회 오롯한 상영회: 소리를 새기다, 마음에 번지다>가 열렸다. 오롯한 상영회는 농인과 청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배리어프리 한글자막 영화 상영회로, 가톨릭대학교 창업동아리 소속 ‘오롯(영화를 읽는 사람들)’이 주관 및 개최했다. 상영작은 정가영 감독의 <조인성을 좋아하세요>와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가 상영됐다. 247석의 관객석을 꽉 채운 <제1회 오롯한 상영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그 생생한 축제의 현장에서 성심은 오롯의 최인혜 프로젝트 매니저(사회복지학과 17)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란?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이고 제도적인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배리어프리 영화란?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화면 설명, 효과음 등)과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있다. 오롯은 청각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한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음성화면해설을 제외하고 한글자막만을 제공한다.Q. 안녕하세요. 오롯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오롯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영화 한글자막 제작 프로젝트입니다. 청각장애인이 한국 영화를 향유하고 있지 못하는 문제를 배리어프리 자막 제작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오롯은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했나요?
A. 오롯은 2017년 5월 인액터스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현재 활동 3년차입니다. 오롯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네이버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의 작가님의 일화를 듣게 되면서입니다. 작가님께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시는데, 농인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대본이나 시놉시스 등을 직접 검색하거나 수소문하여 찾아 본 후에야 영화를 보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오롯이 시작되게 되었구요, 저는 2018년 5월부터 참여를 했습니다. 저는 연극이나 공연 쪽 배리어프리에 관심이 있었는데요, 아이템만 다를 뿐이지 가치나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오롯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상영회를 기획하게 되신 계기나 진행하시면서 힘든점이 있으셨나요?
A. 이번 상영회는 오롯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프로젝트이자 목표였습니다. 늘 저희가 제작한 자막을 직접 보여드리고 싶었는데요,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작권문제나 배급사를 통해야 하는 문제 등이 꽤나 복잡했습니다. 오늘 두 편의 상영작도 감독님과 배급사분들께 메일을 드려 ‘배리어프리 자막을 씌워서 상영을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상영회라는 것이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서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았는데요, 공공상생연대기금과 가톨릭대 창업대학에서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A. 오늘 상영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만큼 여러 가지 서비스 지원을 통해 장벽을 허물고자 하신 부분들이 보입니다. 어떤 것들을 고려하며 행사를 기획하셨나요?
A. 우선 사회적협동조합AUD에서 문자 통역 서비스를 지원해 주셨구요, 농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을 위한 수화 통역 서비스도 준비했습니다. 저희도 사실 농인이 아닌 팀원들이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를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농인들이 진행하는 상영회나 농영화상영회등을 가서 벤치마킹을 많이 했구요, 내부 스터디도 진행했습니다. 또한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에서 연합체로 도움을 주셨어요. 정말 큰 도움이 돼주셨습니다. 예를들어 ‘시작할 때 주목을 끌기 위해서 조명을 깜빡깜빡 해주어야 한다’와 같은 크고 작은 피드백들을 주셔서 오늘 이렇게 상영회가 잘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Q. 사실 공적인 자리나 활동무대 혹은 학내에서도 배제되는 소수자가 없도록 기획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오늘의 상영회처럼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활동무대든 그 자리에 농인이 있을지, 시각장애인이 있을지, 지체장애인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비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만 준비하는 것이 기본값인 것이 문제죠. 저희가 교내에서도 상영회를 한 번 했었는데요, 그때는 이렇게 통역사분을 모신다거나 문자통역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여러 행사를 다니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깨닫게 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상영회에 오신 관객분들은 ‘이런게 있네?’라고 한 번쯤 생각하게 되셨을 것 같아요. 그럼 나중에 다른 강연장이나 공공장소에 갔을 때 ‘여기는 그런 서비스가 없을까?’하고 생각하게 되실 수도 있죠. 그런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가톨릭대 창업대학의 지원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족도는 어떠신가요?
A. 창업동아리로는 2017년부터 계속 활동을 해왔구요, 이번 상영회는 저희를 멘토링 해주시는 김병조교수님께서 기획안 제출을 추천해 주셨어요. 지원금으로 기프트 박스 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상영회에 총장님이 오셔서 축사를 해주셨는데요, 오롯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다니보니 학교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시는 편입니다.
Q. 그럼 창업동아리로 시작하여, 앞으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까지 계획을 하고 계신가요?
A. 비영리 단체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수익구조를 좀 더 다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배리어프리 자막은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여야 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수익을 내서는 안됩니다.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로 농인분들이 저희가 제작한 자막을 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렇게 하면 농인검수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생겨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보시는 관객분들께도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창업 캠프나 공모전에 계속 나가면서 멘토링을 받아야겠죠.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Q. 앞으로의 오롯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요?
A. 오늘의 상영회가 저희로서는 목표하고 있던 큰 행사라서요, 오늘을 기점으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최근에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홈페이지를 좀 더 활성화 시켜서 시공간적 제약을 해소하고, 플렛폼 시대에 발맞춰서 저희 오롯이 영화를 제공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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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 [75호/가대IN] - <제 1회 오롯한 상영회 참석 후기- 우리에게 씌여진 장벽에서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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