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융복합 전공, 얼마나 아십니까?72호/가톨릭대와 대학 2018. 6. 2. 14:05융복합 전공, 얼마나 아십니까?
김정민 편집위원 dajang77@catholic.ac.kr
‘융복합전공’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는가? 본교는 제1전공을 전공심화하거나 다른 과를 복수전공으로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다. 복수전공으로 신청가능한 과는 기존 전공에 ‘융복합전공’까지 범위가 넓다. 혹은 이번 학기 시작 전 ‘모바일유비쿼터스 융복합전공’을 위해 서명을 받는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해당 전공의 학생들은 교수 재임용 거부에 따른 학습권 침해 항의를 위해 학생들의 서명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 서명에 대해서 아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융복합전공이 무엇인지 되묻는 학생들도 있다. 이를 계기로 융복합전공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융복합전공이 뭔데?
현재 가톨릭대학교에는 2012학년도부터 융복합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박정만 교무처장과의 서면인터뷰에 따르면 융복합전공은 ‘전공간 벽을 허물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신설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전공 선택을 할 수 있어 전공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다. 아울러, 여러 분야의 지식 습득을 통해 통섭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융복합전공은 현재 10개 전공으로, 문화예술경영전문가, 스토리텔링, 금융공학, 의약나노바이오, 비즈니스리더, 모바일유비쿼터스, 한국어교육, 글로벌인문경영, 글로컬문화스토리텔링, 빅데이터 융복합(이하생략)전공이 있다. 전공 인원도 천차만별이다. 융복합전공 사무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인문경영이 가장 많고, 한국어교육이 가장 적다.1)재학생과 휴학생을 합친 인원
2) 현재 글로컬문화스토리텔링 융복합전공과 통합되어, 새로 모집하고 있지 않음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여러 학문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융복합전공을 선택하고는 한다. 비즈니스리더전공을 선택한 김세연 학생(경영학17)의 경우 “입학할 때부터 융복합전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즈니스리더전공의 경우 경제학, 철학도 있어 여러 학문을 연결해보고 싶어 하게 되었다”고 선택계기를 밝혔다.
또 글로컬스토리텔링전공을 하고 있는 윤현진 학생(사회학15)은 “영화관련 전공을 굉장히 듣고싶었는데,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그나마 글로컬스토리텔링전공이 관련 있어 선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융복합전공 수업에 대해서는 대부분 만족도가 높다. 글로벌인문경영전공을 하는 송유석 학생(중국언어문화13)은 “완전히 파고드는 학문이라기보다는 실생활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많이 배워서 오히려 실용성이 높다고 생각을 한다.” 또 다른 장점도 있다. 한국어교육학 전공을 하는 이재원 학생(국어국문17)은 “우선 교육수업을 접할 수도 있다, 또 어떤 수업은 정원이 25명인데 21명이 외국인 학생분들이다. 새로운 경험을 해서 좋다”고 밝혔다.
반면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한국어교육전공을 하는 정희정 학생(국어국문14)은 “수업에 외국인이 많아 (그들에게) 집중되다 보니 난이도가 매우 낮다. 또 한국인 수강생이 적어 (실제로는 없지만) 폐강될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같은 전공의 이재원 학생은 “홍보가 많이 안 되서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밝혔다.또 융복합전공을 위한 시스템도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윤현진 학생은 “수강신청을 할 때 융복합전공으로 개설된 수업은 전공 탭을 클릭하면 뜨는데, 들어야 하는 타 전공의 수업은 일일이 해당 전공을 찾아서 신청해야 한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이게 맞는지 몇 번씩 다시 확인하고 때에 따라 헷갈리기도 한다. 해당부분에 대해서 여러 번 건의도 했는데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모래성같은 융복합전공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기 이전, 설레고 기대되는 기분을 가져야 하는 시기에
하나의 메일을 받았다. 교수님으로부터 온 메일이었다.
학교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수강신청이 다 끝난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될지 감도 안 왔다.재임용 거부당한 교수님의 수업을 신청했으나 이 수업이 폐강될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위 내용은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의 시점에서 적은 글이다. 올해 1학기가 시작하기 전인 2월19일,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자들은 전공 교수인 노태환, 채진석 교수로부터 학교의 재임용 거부로 인해 2018학년도부터 수업을 못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2월 19일이면 이미 모든 학년의 수강신청이 끝났을 시점이다. 다음날인 2월 20일, 학교는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 수업인 ‘모바일통신개론’, ‘모바일 ICT 융합디자인’의 시간표가 변경되었다는 공지를 가대톡을 통해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며칠 후 연계 중핵과목인 '사물인터넷 개론' 수업은 폐강되었다. 담당 교수가 바뀐다는 설명이나 시간이 변경된 어떠한 이유도 적혀있지 않았다. 1
교수의 재임용을 거부했다면 학교 측은 마땅히 후속조치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가지 않게 제대로 된 수업운영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했으나 대처는 전무했다. 성심은 이번 사태로 꾸려진 모바일유비쿼터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황현우 학생과 3월 21일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메일을 받은 학생들이 융복합전공 사무실로 찾아가 조교에게 문의를 했을 당시 조교도 그제서야 교수가 재임용 거부된 사실을 알았다. 학교 측에서 행정 처리를 할 때 12월에 재임용이 거부가 되었으면 강사를 섭외하는 등 이번 학기를 준비해야하는데 그걸 조교도 모를 정도로 처리가 된 것이다. 해당 수업 강사를 개강하기 2주전에 공고가 올라가서 급하게 뽑았다고 들었다. 학교 측에서 긍정할지 부정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교수님께 전달받기로는 제대로 된 면접을 안 봤다고 한다. 원래 강사를 뽑을 때 전임교수님이 나서서 면접을 보거나 하셔야 하는데 조교선생님이 공고올리고 면접을 본 후 적절한 분으로 선임을 한 것으로 안다.”
이 모든 것이 개강하기 2주전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그렇다면 재임용 거부가 갑작스럽게 이뤄진걸까? 아니다.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 노태환교수가 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에 의하면, 지난 해 2학기가 끝난 12월 말에 산학협력중점 교수들이 대거 재임용거부가 되었다고 한다. 2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학생들의 전공수업에 대한 대처는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기존 교수님을 대신할 강사를 섭외 했지만, 문제는 그 후에도 발생했다.“해당 강사분이 커리큘럼을 제대로 숙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래서 강사분이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조교선생님을 통해서 연락하신걸로 안다. 왜냐하면 이미 강의계획서 정정기간은 이미 지났기 때문에 강사분이 계획서를 바꿀 수도 없었고, 학생들도 이미 강의계획서를 보고 신청했기에 수업 커리큘럼을 바꾸기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교수님께서 일단 수업이 진행 되어야 하니까 ‘강사님께서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강사님이 하실 수 있는 수업으로 해라’고 전달하신 걸로 안다. 그 수업 OT 때 학생들이 정확히 18명 있었다. 그런데 시간표가 바뀌어서 13명으로 줄었다. OT 때 학생들이 들어보니 강사님 수업이 (기존에 비해) 질이 떨어지게 느꼈다고 한다. 왜냐면 커리큘럼 숙지도 안 되어 있고 수업을 들어갔는데 뭘 배우는지도 모르겠고... 학생들이 수업거부를 한 것이 아니라 도저히 한 학기 동안 이 수업을 못 듣겠다고 생각해서 빠졌다. OT가 끝나고 학생수가 3-4명으로 줄었다. 그 날이 수강변경 마지막 날이었다. OT때 오지 않은 나머지 학생들은 이 상황을 모를 수 있으니까 급하게 연락했다. 그렇게 해서 3명이 남았는데 그 분들은 졸업 때문에 꼭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학교 측에서는 3명이 남아도 폐강을 시키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 수업이 유지는 되고 있으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의 몇몇 학생들은 이에 대해 수업변경 거부와 수업원상복구 및 학교의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비대위를 꾸렸다. 더불어 이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 346명 2 의 학생서명을 받았다. 비대위는 학교 측과 4번의 면담을 가졌다. 3
노태환 교수가 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에는 ‘학생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융합교육과 산학협력교육을 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산학협력중점 전임교수(산중교수)들이 지난해 2학기 끝난 후 12월 말에 무더기로 위법적이고 지극히 부당한 사유로 재임용 거부처리 되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교수재임용거부는 어떻게 된 것일까. 비대위에 따르면, 교수님에게 전해듣기로는 평가자체가 부적절했다고 한다. 매해 12월에 평가가 되는데 그 평가기준이 (당해)6월에 바뀌었다. 평가기준변경은 으레 있었던 일이여서 가볍게 넘겼으나, 그게 재임용거부로 이어질지는 몰랐다고 한다. 물론 교수가 평가기준을 제대로 숙지 못한 실수도 존재한다. 평가기준을 도중(6월)에 바꾸면 다음해에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당해에 적용을 했다. 교수들은 적용시점변경이 재임용 거부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한다. 재임용거부당한 교수들은 이 사안에 대해 교육부에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다. 3월 28일경 교육부에서 학교로 심사를 다녀갔고, 그 후 학교의 재임용거부는 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5월 10일기준). 학교가 이 결과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항소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비대위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계약문제라 하더라도, 학생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재임용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 생각한다. 노태환 교수님에게 듣기로는 거부된 이유의 평가기준이 봉사활동미달이었다고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4
융복합전공의 실태, 위기?
위와 같은 상황은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대로 산학협력중점교수 11명이 교내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했다. 비즈니스리더전공을 하고 있는 김세연 학생(경영학17)에 따르면 비즈니스리더전공 이일형 교수도 학생들에게 재임용거부에 대한 메일을 보냈다. 비즈니스리더전공의 경우 현재 해당전공으로 개설된 수업이 단 하나도 없다. 김세연 학생은 “예비수강신청을 할 때는 해당전공수업이 있었는데 교수님 메일을 받고 다시 들어가보니 수업이 사라져있었다”고 말했다.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의 경우 비교적 전공 인원이 많아 공론화가 되고 학생들의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비즈니스리더전공의 경우 인원(현재19명)이 현저히 적어 학생들끼리 연락망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없는 상태였고 따라서 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비즈니스리더전공 학생들의 경우 구체적인 학교의 대책도 듣지 못한 채 다른 수업으로 학점을 채우며 수업을 듣고 있다. 5
성심교지가 만난 융복합전공 학생들 중 대다수가 “융복합전공이 없어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군대갔다오면 없어진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코어사업의 일환으로 형성된 융복합전공8)에 대해서는 더 심하다. 글로컬스토리텔링전공의 윤현진 학생은 “3월 수업도중 교수님이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하셨다. 들어보니 코어사업을 1년 더 하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듣고 많이 당황스러웠다. 마치 전공의 유효기간이 1년 연장 된 것 같았다. 저는 아마 내년이후에 졸업을 할 텐데 그러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걱정이 많이 들었다. 다른 과로 진작 바꿀까라는 생각도 했다. 글로컬스토텔링전공의 경우 인원이 많지만 만약 인기없는 과였으면 폐과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비즈니스리더전공 이일형교수가 보내온 메일 전문 출처 김세연학생
융복합전공의 현재와 미래_학교측 답변
<현재>
①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 사건과 관련하여
“추후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의 경우 소속 전임교원(산합협력 중점교수) 1명 충원 및 2학기 강좌개설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확인했다. 현재는 모바일유비쿼터스융복합전공 소속 학생들도 이 부분을 받아들이고, 학교 측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하였다. 교원 재임용은 교원인사규정 및 계약서 등에 근거하여 진행하게 된다. 올해의 경우, 재임용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은 점이 있으나,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 본교 홈페이지에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 산학협력 중점교원을 뽑는 채용공고가 올라와있다.
② 학생들의 불안감에 대해
융복합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불안함과 더불어 앞으로 융복합전공에 대한 본교의 미래 계획이나 혹은 없어지거나 새로 신설할 전공은 없는지 학교 측에 물었다. 교무처장은 “복수전공이긴 하지만 학교에서 전공을 신설하고 교육과정을 마련, 학생들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해당 학생들이 존속하는 한 전공이수를 최대한 지원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런 대안제시 없이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은 없다. 혹여 전공 운영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해당 학생들이 다른 방법으로 전공을 이수하거나(대체과목 지정 등) 다른 복수전공으로의 이동을 원활하게 보장 하는 등 학교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다. 글로벌인문경영이나 글로컬스토리텔링융복합전공도 마찬가지다. 코어사업이 없어진다고 당장 학교 측에서 전공폐지를 검토하지 않다. 오히려 학생들의 태도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코어사업 직후 소속학생들이 밀물 듯이 복수전공을 변경해 급격히 소속 학생이 줄어든다면, 학교 측에서는 원인을 찾고, 해당 전공을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검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체과목을 지정한다해도 제대로 된 보장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학생들은 본래 원했던 전공수업을 듣지 못하게 된다. 학습권이다 교육여건이 제대로 갖추어지는 것도 아니다. 보장이 되는 것은 학생들이 학점을 채워야 할 수 있는 ‘졸업’뿐이다.
③ 폐과가능성?!
인원이 적은 융복합전공에 대해서는 “전공을 운영하려면 최소한의 소속 재학생이 있어야 한다. 현재 융복합전공중에는 소속 재학생이 적어 전공 운영이 쉽지 않은 곳이 있다. 이들 전공에 대해서는 향후 운영을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만약 운영이 어렵다면 현재 인원이 적은 과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의견수렴이 먼저일 것이다. 학교의 대처방안과 학생들의 요구가 적절히 타협되어야 할 것이다. 전공이 사라지는 것은 향후 학생들의 졸업하면 본인의 전공이 사라져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직면해야할 수도 있다.④담당교수충원
융복합전공의 한정된 교원과 수업에 대해 묻자 “우선 융복합전공 담당 교원 충원은 1학기중에 이루어진다. 현재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은 충원계획이 있고, 여타전공의 경우 검토 중이다. 강좌개설의 경우에는 본교 강의개설 기준에 따라 수강인원이 많을 경우에는 강좌수가 많아지게 된다. 전공부분 폐강기준이 9명이하인데, 수강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무처에서는 융복합전공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본교 강좌 개설기준에 따라 강좌개설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는 답변을 했다.
<미래>
본교의 융복합전공은 2012년부터 ACE사업(정부 대학재정지원 사업인 교육역량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교내에서는 작년 GEO기숙사폐지가 있었고, ACE사업의 만료로 융복합전공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교무처장은 “GEO영어기숙사 폐지는 ACE사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융복합전공의 경우, 당시 사회적인 요청에 따라 융합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신설한 것이다. ACE사업에서도 중점 추진사업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ACE사업의 만료에 따라 운영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다. CORE사업을 통해 3개의 융복합전공(글로벌인문경영/글로컬문화스토리텔링/빅데이터인문경영)이 신설되었고 지금 운영중이다”라며 “아울러 융복합전공의 일부 강좌를 담당하신 산학협력중점교수는 LINC사업과 관련되어 있다. 학사는 연속성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단순히 어떤 사업이 종료되었다고 해서 지원을 바로 중단하는 일은 없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학교에서 전공신청을 받고 계속적으로 학생들이 존재하는 한 학생들이 교육받을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다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해당 학문분야에 대한 지원자가 줄어들어 정상적인 전공 운영이 힘들 경우에는 운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융복합전공은 어느 전공보다 시대에 발 맞춰 설립된 전공이다. 그러다 인문학 소양이 강조된 2016년에 본교는 코어사업에 선정되었다. 하지만 학문은 시대보다는 학문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외면받는다고 해도 불필요한 학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6
앞으로의 융복합전공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대학은 10년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과 정원감축 등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은 본교 교육과정을 혁신하여 학생중심의 교육구조와 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에 우리 대학은 재정지원사업에 가능한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지향하고 있다. 본교의 재정지원 사업 방향은 명확하다. 여러 가지 재정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교과/비교과과정을 혁신하였고, 이로 인한 혜택이 우리 재학생들에게 돌아가도록 설계하여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은 재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지속가능한 교과/비교과과정 운영의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학생들이 원하는 융복합전공으로 나가야
글로컬스토리텔링전공을 하는 고동영 학생(국사학12)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학교 측이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융복합전공을 운영하고, 세심하게 봐줬으면 한다. 대학도 수요를 고려하는 면이 있겠지만, 인원이 줄고 전공이 없어지면 결국 직접적인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융복합전공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공과목이나 비교과활동에 있어서 좀 더 실용적인 면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융복합전공의 경우 기존의 학문들을 융합한 것을 넘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다. 많고 많은 학문들 중에 본교에 있는 융복합전공들은 실제로 많이 쓰이고 가능성이 높은 학문들을 선별하였을 것이다. 융복합전공을 배우는 학생들은 이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꿈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많은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 국고지원사업의 영속성에 주목하며 전공의 지속을 걱정하는 현실, 수업의 질과 학습권 보장 등. 그런 불안함이 이번 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 사태로 인해 수면위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싶다.
본교가 밝힌 대로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운영에 가장 적극적이고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융복학전공은 학생들로 하여금 본인의 꿈을 위해 공부를 하면서도 불안감을 가지게 하고 있다. 일부 융복합전공 학생들은 ‘내가 이 전공을 계속해도 되는지’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나를 찾는 대학’이지만 '나'를 찾으려다 정작 학생들은 혼란 속에서 방황만 하고 있다. 본교가 명확히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경쟁력있는 융복합전공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모바일유비쿼터스 융복합전공 학생 성명서 참고 [본문으로]
- 융복합전공자 113명(모바일유비쿼터스전공 46명포함), 비융복합전공자 233명 [본문으로]
- 면담 내용 페이스북 페이지<모바일유비쿼터스 융복합전공학생 비상대책위원회> 참고 [본문으로]
- 징계처분,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을 받고 이에 대한 취소·변경 등을 구하고자 할 때 국·공·사립을 망라하여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유아교육법 제20조, 초·중등교육법 제19조,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명시된 교원이면 누구나 교원소청심사청구가 가능하다. 이 경우는 기타 분리한 처분 중 ‘재임용거부’에 해당한다. [본문으로]
- 김세원, 박지원 교수(이하 생략)(산학협력단), 김지영, 이영태, 함병헌(경제학), 노태환, 채진석(미디어기술콘텐츠학/모바일유비쿼터스융복합), 배철민(의학나노바이오융복합), 이일형(비즈니스리더융복합), 이재영(경영학), 최병관(미디어기술콘텐츠학) 이하 11명 [본문으로]
- (폐지는 관련이 없다하나) GEO기숙사는 2009년 ACE사업 1기를 지원받아 시행됐다. 당시에는 관련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행취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지원자도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국고의 지원도 감소했다. 2017년 ACE사업 2기가 종료되고 17년 3월 선정된 LINC+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계획이었으나 제도의기준이 엄격해져 불가능했다. 결국 GEO기숙사 폐지로 이어졌다. (엄아린 편집위원, 누구를 위한 국제화인가, 성심71호, 2017.11.27., 24쪽) [본문으로]
'72호 > 가톨릭대와 대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과 청소노동 (0) 2018.05.31 공간정치➂ 대학에서 페미니즘을 말하는 것은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0) 2018.05.31 가톨릭대는 성평등위원회가 필요하다 (0) 2018.05.31 우리에겐 페미니즘 공동체가 필요합니다-펭귄프로젝트 (0) 2018.05.31 종교학과 없는 가톨릭대 (0) 2018.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