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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CAMPUS CAMPAIGN 1] 좌충우돌! 개인컵쓰기 대작전53호 2010. 6. 11. 11:30
episode1. 초롱
3월의 첫 회의 날, 저는 제안을 하나 해보았습니다. "우리 앞으로 종이컵 쓰지 말아요!" 그렇게 편집실 한켠에 쌓여있던 종이컵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렸고, 개인 컵을 쓰거나 편집실에 있는 머그컵을 사용하기로 했지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종이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었거든요. 약간의 불편함은 익숙해지게 마련이고, 그 대신 종이컵 사용량은 훨씬 줄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을 했었던 것입니다. 사실 벌칙 같은 것이 없었음에도 모두들 잘 지키려고 하는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너무 강제한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조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지 식구들 모두가 노력하던 모습, 종이컵을 쓰면서 한 번 쯤은 고민했을 거란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에코캠퍼스 캠페인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하실래요?
episode2. 다솜
에코캠퍼스라! 처음 시작을 ‘종이컵 안 쓰기’로 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 시도를 만만하게 봤다. 원체 물을 잘 안 마시는 편이라 걱정스럽지 않았는데 근데 이게 웬 일! ‘종이컵 안 쓰기’를 시작한 후부터 자꾸 목이 말랐다. 학교 정수기 앞에서 서성이기를 한참, ‘먹을까 말까, 먹을까 말까.’ 참다 참다 결국 종이컵을 빼들고 물을 마시려는데, 아! 편집장의 얼굴이 떠오른다. 종이컵을 빼들고 마시기 싫어서, 가끔은 집에서 물을 싸들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물통이 무거운 관계로 몇 번의 시도에 그치고 말았다. ‘슉’하고 먹고 버리는 편리함의 타성에 젖어서인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보다는 당장의 ‘나’를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종이컵 안 쓰기’운동의 능동적인 실천을 어렵게 만든 것 같다.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나도 이제 ‘당당하게’ 정수기 앞에서 나만의 컵으로 물을 마시고 싶다. ‘텀블러’만 있으면 모든 것을 잘 해낼 것 같은 믿음이 생기는 건 왜일까. 누구 저에게 예쁜 텀블러 사주실 분 안계신가요?
episode3. 수화
별 다른 의식 없이 행하는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는 늘 상 불편함을 동반합니다. 환경 보호라는 너무도 당연한 가치에서 시작한 자그만 실천. 이것이 우리가 에코캠퍼스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종이컵을 쓰지 말자'가 이 캠페인의 첫 시작입니다. 교지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였고 동참하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편집실 내에 없어진 종이컵에 대해선 별 다른 불편함을 못 느꼈습니다. 그러나 즐겨마시던 테이크아웃 컵이 종이컵이라는 사실은 염두 해두지 못했습니다. 습관처럼 사서 마시고 나서는, '아차' 싶었습니다. 그러다 '이왕 마신 걸 어쩔 수 있나. 다음부턴 개인 컵을 이용해야지' 했습니다. 그러나 늘 이런 아차는 늘어갔고, 어느 순간부턴 교지 구성원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별 다른 감흥 없이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셨습니다. 입으로는 캠페인에 동참한다곤 하였지만 마음으로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내뱉은 말과 구성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끄러움에 수기를 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반성과 고백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반성 그리고 또 한 번의 도전의 의미로 말합니다. 너무나 당연시 하는 환경 보호에 대한 자그만 발걸음. 종이컵 안 쓰기 운동!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같이 동참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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