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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지 않고, 모이는 동아리77.5호(2021)/가대in 2021. 2. 26. 09:22
김세정 편집장
지난해, 우리 주변 곳곳에 ‘온택트’가 스며들었다. ‘온택트’란 온라인을 통해 외부와 연결된다는 뜻으로 ‘언택트(Untact)’와 ‘연결(On)’을 합친 단어이다. 각종 모임이 취소된 상황에서 온택트는 차선책이었다. 그러나 실제 오프라인 모임과 달리 온라인 모임은 결속된 느낌을 주지 못했고, 이전과 같은 원활한 진행은 어려웠다. 학생들의 결속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동아리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결속될 기회가 부족해지면서 동아리 운영 과정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성심은 모이지 않고, 모여야만 했던 지난해 동아리의 실정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살펴봤다.
신입 회원 모집의 어려움
지난해, 새내기 인성캠프를 비롯한 학내 행사가 진행되지 않아 동아리를 직접적으로 홍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동아리들은 각종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온라인상의 홍보에 주력했다.
총동아리연합회 이예은 공연예술분과장은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 교내의 많은 분들께 홍보를 할 수 없다 보니 온라인으로 이를 대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없다 보니 학생들의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라며 제한적인 온라인 홍보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공연예술분과 소속 동아리인 ‘기가히츠’의 최필구 전 회장은 “첫 번째 모집인 여름방학 때는 5명의 신입 회원이 들어왔고 이후 상시모집을 통해 총 10명 정도의 신입 회원이 들어왔습니다. 통상적인 모집 시기에 코로나로 인해 지원자가 많이 없었고 늦게 들어온 신입 회원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첫 번째 모집회원들과 활동할 때 인원이 부족해 제대로 된 팀 연습이 불가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의 제한된 홍보는 직접적인 오프라인 홍보에 비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웠다. 또한 관심을 갖더라도 향후 활동에 대한 명확성이 확보되지 않다 보니 지원을 주저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취소된 행사들로 인해 동아리들은 회원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기약 없는 오프라인 활동
ⓒ 성심 작년 2월 28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학 시설 출입 통제 안내ⅰ)’에 따라 동아리방 출입이 제한됐다. 이후 3월 16일ⅱ) 최종적으로 동아리방이 폐쇄되면서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가해졌다.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동아리들은 주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을 이어나갔다. 신입생 OT, 개강총회-종강총회, 임원진 선거,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 등 다양한 활동들이 ‘온라인 모임’으로 대체되었으나 기존 오프라인 활동만큼의 친밀감을 쌓기가 어려웠다.
‘기가히츠’의 최필구 전 회장은 “신입생분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어렵고 기존처럼 친밀감을 쌓는 시간이라기보다는 형식적인 모임이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서로의 반응을 살피기가 어려워 딱딱한 분위기로 진행된 것 같습니다. 또 결제하지 않으면 줌(ZOOM)은 시간제한이 있어 회의하다 갑자기 끊기는 일도 있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본교의 여섯 개 분과(학술, 종교, 공연예술, 문화레저, 봉사, 체육) 소속 동아리들은 오프라인 모임 방식을 바꿔야만 했다. 그러나 활동 자체가 오프라인 모임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경우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았다.
체육분과 소속 동아리인 ‘태권도부’의 김채원 전 부장은 “태권도부는 실내에서 운동을 하기때문에 반드시 도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 시설과 교내에 있는 저희 도장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활동을 하려면 교외의 도장을 빌려야만 했는데 마땅히 빌릴 곳도 없고 비용적인 측면으로도 상당히 부담이 되었습니다. 결국 장소를 찾지 못해 운동을 진행하지 못했고 운동을 안 하는 운동 동아리가 되었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가히츠’ 역시 코로나로 아카펠라 연습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었다. 나아가 공연 일정이 변경·취소되면서 동아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처럼 분과의 특성상 해야 하는 활동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즉, 1년간 충족해야 하는 행사, 정기모임의 횟수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를 고려해 총동아리연합회는 중앙동아리의 연간평가 충족 요건을 대폭 낮추었다. 중앙 동아리의 평가 충족 요건이 완화됨으로써 운영진들은 한시름 걱정을 덜 수 있었지만, 별개로 실질적인 활동을 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점, 향후 활동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인수인계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됐다.
걱정스러운 ‘인수인계’
총동아리연합회 이예은 공연예술분과장은 “2021학년도를 맞이해 동아리들에서 새로운 운영진을 선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 보니, 동아리 활동에 대한 불투명성 때문에 운영진을 맡기 부담스러워하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동아리 활동 경험의 부족 및 향후 활동에 대한 불명확성이 다음 운영진 선출과 인수인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코로나 전후로 운영방식이 달라진 동아리의 경우는 모두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기가히츠’의 최필구 전 회장은 “코로나 이전에 정상적으로 동아리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에 대해 말로만 인수인계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고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경우를 나누어 설명해야 해서 인수인계를 받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동아리 활동, 행사를 제대로 추진해볼 수 없었던 동아리의 경우도 인수인계를 우려했다. ‘태권도부’의 김채원 전 부장은 “많은 행사가 취소된 탓에 20년도 운영진들도 아는 것이 없어 특별히 인수인계를 해줄 내용이 없었습니다. 정보가 많이 없어서 21년도 운영진들이 동아리 운영을 하며 많이 힘들어 할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방법을 논할 때
앞서 살펴본 운영상의 문제들은 활동의 ‘불명확성’에 기인하고 있다. 동아리를 물려받는 사람도, 넘기는 사람도, 가입하려는 사람도 활동이 명확히 ‘가능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염려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본교의 명확한 ‘동아리 운영 관련 방침’이 필요하다. 물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운영될 수 있는 방침이어야 함에는 여지가 없을 것이다. 본교가 동아리방을 학생을 위해 폐쇄했다면 이후 학생을 위한 또 다른 활동의 방향에 대해서도 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학생사회의 핵심 주축 중 하나인 동아리가 2021년도에는 보다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출처>
ⅰ) 가톨릭대학교, [총무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학 시설 출입 통제 안내
ⅱ) 가톨릭대학교, [총무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동아리방 폐쇄 안내
<https://www.catholic.ac.kr/front/boardview.do?pkid=105112¤tPage=3&searchField=ALL&searchValue=%EB%8F%99%EC%95%84%EB%A6%AC&searchLowItem=ALL&bbsConfigFK=19&cmsDirPkid=2053&cmsLocalPkid=1>'77.5호(2021) > 가대in'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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