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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그리고 공간76호/가대in 2020. 6. 4. 15:16
박지민 수습위원
대학교는 지성과 배움의 장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활동공간이기도 하다. 각종 동아리와 대외활동 등 전문 지식만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제공해준다. 대학교가 이러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에는 자유로운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강의실부터 도서관, 휴식공간까지 학생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의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학기 때 친구의 학교를 방문했을 때, 대학교 내 공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친구의 학교에는 지나가는 곳마다 소파와 탁자가 구비되어 있었다. 앉거나 공부하기 위해 라운지까지 가야하는 가대와는 달리 어느 곳이든 앉을 수 있어, 심리적 안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가톨릭대, 특히 학생들의 이용이 가장 잦은 니콜스 관에는 카페 화랑과 잡카페, 동방과 과방을 제외하면 앉아서 휴식공간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피로를 식힐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톨릭대의 휴식공간과 증설되었으면 하는 공간에 대해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적어보려고 한다.
가대 휴식 공간
사진 성심 - 인문커뮤니티라운지
가톨릭대의 대표적인 학습공간이자 휴식공간인 인문커뮤니티라운지가 있다. 기슨관에 있던 인문커뮤니티라운지는 2019년 국제관으로 옮기면서 학생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김수환관 1, 2층에 위치한 인문커뮤니티라운지는 접근성도 좋고 시설도 깔끔해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2층은 스터디카페 느낌을 주는 책상과 누워서 쉴 수 있는 빈백 소파를 비치했다. 1층은 인터넷 이용과 논문 등을 열람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실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미팅룸이 있다. 조별과제와 개인공부 그리고 휴식까지 취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하지만 학생 인원 수에 비해 공간이 협소하여 사석화로 마찰이 잦고, 쓰고 난 자리를 치우지 않는 등 인기만큼 트러블도 많았다. 학생들 간 자리를 둔 갈등 외에도 문제가 있다. 인문커뮤니티라운지는 국가 주도 인문대학 육성 프로젝트인 CORE사업으로 만들어진 학습공간이 다. 공용 컴퓨터와 휴식공간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학생과 교수가 함께 팀을 이루어 만들어낸 공간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건 공간 치고는 인문학의 자취가 부족하다. 인문학 관련 도서를 비치해두어 학생들의 인문학 노출을 높이고 라운지의 미팅룸을 활용해 인문학 소모임을 장려한다면 ‘인문’에 걸맞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 아라마크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공간은 의외로 아라마크 식당이다. 아라마크는 특이 하게도 학식을 먹는 사람보다 공부를 하거나, 조별과제를 하거나, 단순히 모여서 떠드는 학생이 더 많은 공간이다. 김수환 관 1층의 기숙사 식당이라 는 좋은 접근성과, 자유로운 착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 는 이유라고 본다. 하지만 음식물이 치워지지 않은 자리에 어쩔 수 없이 앉아 야하는 상황이나 조용히 밥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편안함 을 주는 휴식공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스머프 동산
야외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인 스머프 동산이다. 이곳은 특히 벚꽃이 피거나 단풍잎이 질 때 사람이 북적거린다. 여름에 이곳에서 돗자리 깔고 치킨을 시켜먹으면 한강이 부럽지 않은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산 중턱에 위치 한 동산답게 벌레가 상당히 많아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으며, 벤치가 없어 돗자리가 없으면 편히 있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 제 2의 인커라, 드림라운지
김수환 관에 인문커뮤니티라운지가 생긴 뒤로 안락한 휴식공간이 생겼지만, 사석화 문제와 학생 수에 비해 부족한 자리수로 문제가 됐었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공간이나 다름없었던 학생미래인재관 1층을 리모델링하여 드림라운지로 새롭게 열었다. 드림라운지와 인문커뮤니티라운지의 차이점이라면, 현대적인 느낌의 인문커뮤니티 라운지와 달리 우드 바닥재와 인조잔디를 깔아놔 자연친화적 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이다. 또한 낮은 계단을 두어 공간을 좀 더 입체적이고 넓어 보이게 만들었다. 다만 계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입구 쪽에 휠체어용 간이 엘리베이터를 설치함으로써 베리어프리한 공간을 만들고자 한 노력이 보인다.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잘 활용한 모습이 돋보인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
2019년에 완공한 인문커뮤니티라운지에 이어 2020년에 완공한 드림라운지 모두 학생들의 학습공간과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휴식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학생 개인만은 아닐 것이다. 인원수에 비해 협소한 동아리 방과 과방, 그리고 여전히 부족한 강의실까지 공간 증설을 요구하는 사람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동아리 방이 모여 있는 학생미래인재관의 1층을 라운지로 리모델링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인문커뮤니티라운지가 가대의 다른 공간보다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가대생의 특성과 연결되어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시간표의 자유도가 높고 복수전공이 활성화 되어있는 가대의 학생들은 개인적 활동이 활발하다. 따라서 드림라운지는 개인이 자유롭게 휴식과 학습 공간이 학생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편안한 공간이라고 판단되어 하나 더 증설했다고 본다. 하지만 대학교는 전문지식만 배우는 곳이 아닌 학생단체 활동의 장이기도 하다. 개인의 휴식공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아리나 소모임과 같은 단체를 위한 공간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공예분과같은 활동중심 동아리에게 충분한 연습공간과 부원들이 자유 롭게 이야기하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필수적이다.
동아리들의 활발한 활동 장려를 위해서라도 부족한 과방과 동아리방의 증원 및 개조가 추가로 필요하다.
데드스페이스 활용방안
공간에 대한 요구가 많은 학생들을 위해 가대는 어떻게 공간을 증설할 수 있을까? 공간의 증설을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데드스페이스의 활용이다. 데드스페이스란 건축용어 중 하나로 이용되지 않는 공간을 말한다. 취재를 위해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니, 가대에도 데드스페이스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에게 책상 하나, 의자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활용도가 굉장히 높아진다. 학교에서 데드스페이스를 활용한 공간으로는 김수환관 컨퍼런스 홀의 뒤쪽 공간이 있다. 꽤 넓은 공간임에도 아무 것도 없이 비어있었다. 최근에 소파와 탁자를 놓고 파티션을 배치하여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그런 식으로 작은 변화를 주어도 학생들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 이다. 컨퍼런스 홀 이외에도 학생들의 이동경로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존재를 파악해 데드스페이스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에겐 공간이 필요하다
가톨릭대의 휴식공간은 라운지와 식당 및 야외 공간 등이 있지만 자리 경쟁 이 치열하거나, 시설이 열약하거나, 단체 공간이 보장되지 않는 다는 문제점 이 있다.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학생들의 지적에 따라 드림라운지를 개관 했지만 여전히 과방과 동아리방이 협소하다는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고 있 다. 따라서 가대는 학생들이 필요한 공간 증설을 위해 쓰지 않는 데드스페이 스를 활용하여 휴식공간을 늘려야한다. 자유로움의 대명사 대학생들에게 보장된 공간이 주어진다면 그 안에서 이 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소통, 자기개발 등 잠재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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