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사이버대학을 다니고 : 코로나19와 대학가76호/가대in 2020. 5. 29. 16:16
김세정 부편집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해 많은 것들이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다. 유치원서부터 초중고교, 대학교까지 개학·개강 연기를 결정했으며 집단감염을 막고자 수업 방식을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다. 이에 교육부는 초중고교의 온라인 수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뿐 대학생의 ‘등록금 반환문제’에 관해서는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저희가 말씀드리긴 어렵다"1)고 일관했다. 대학가에서 요구하는 ‘등록금 반환’은 오로지 이에 대한 외침만은 아니다. 대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서부터 주거, 생계까지 ‘온라인 강의’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지적이다. 동시에 코로나 19로 인해 변경된 학사운영 방침·공지의 ‘일방적 통보’는 학내 구성원인 학생이 학사운영 결정 과정에서 그동안 배제되고 있었다는 점을 가시화했다. 교육부의 발언은 ‘등록금 반환’ 이면에 있는 대학생들의 문제를 살피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학생은 3-400만원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현재 대학생들은 어떤 세대보다 온라인 강의가 익숙한 세대다. 수험생활을 거치면서 한 번씩은 ebs를 비롯한 다양한 인강 업체들의 강의를 접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에 최적화된 학생들은 금방 대학 강의의 질과 방식을 분석하고 좋고, 나쁨을 파악한다.
(1) 무료콘텐츠의 강의화
사진 출처: 가톨릭대학교 행정신문고 3월 16일 개강 이후 가톨릭대학교 행정신문고에는 온라인 강의의 질과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일부 교수들이 직접 강의를 제작하지 않고 K-MOOC, KOCW, Youtube 등 무료 콘텐츠를 자신의 강의로 대체한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해당 강의의 교수는 자신이 직접 참여한 강의 영상도 아닌 타학교 교수의 강의 영상을 버젓이 사용했다. 10년 전 제작된 강의 영상을 2020년에 듣는 학생의 사례도 있었다. 행정신문고 게시글 작성자는 수업을 진행조차 하지 않는 교수의 사례도 추가적으로 언급하며 ‘온라인 수업을 위한 운영 가이드’ 외 학교에 강제력 있는 제재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본 사례들은 강의의 질은 차치하고 무료콘텐츠의 강의화라는 일부 강의의 방식에서부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2) ‘온라인 수업을 위한 운영 가이드’의 실효성과 학습자 부담 가중
3월 25일 교정교무위원회 결정사항을 근거로 3월 26일 가톨릭대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위한 운영 가이드’를 뒤늦게 마련했다. 본 가이드는 “수준 높은 온라인 수업 운영을 통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본교의 온라인 수업 유형을 조정합니다.”2)라는 목적을 가진다. A형은 실시간 강의형으로 ‘ZOOM’을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 B형은 ‘교수 동영상 강의+ 학습활동[퀴즈, 온라인 토의 /토론, 과제]’, ‘PPT/교안자료에 교수자의 음성녹음을 입힌 콘텐츠+학습활동 [퀴즈,온라인토의/토론, 과제]’, ‘가톨릭대 강의 공개/CUK-MOOC+학습활동[퀴즈, 온라인 토의/토론, 과제 등]’ 세부내용이 3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이 중 B형은 토론/토의, 과제, 퀴즈, 프로젝트 활동이 학습시간으로 계산되어 수업시간에 포함된다.
사진 출처: 가톨릭대학교 사이버캠퍼스 이는 자칫 학습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학습자의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각종 활동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활동이 성취도 파악 후 다음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활용되지 않고 단순히 수업시간을 채우는데 쓰일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B형은 수준 높은 온라인 수업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가이드 유효 기간: 온라인 중점 수업 기간
1. 수업 유형 선택 : 학생들의 요구와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수준 높은 온라인 수업 운영을 위해 기존의 온라인 수업 방식 대신 아래 두 유형 중 선택하여 수업을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형
세부내용
비고
[A형]
실시간 강의형
실시간 원격 강의툴 ‘ZOOM’ 활용
http://zoom.us 활용함. 개인 무료/유료 계정을 활용 가능
대학 차원에서 Zoom 계정을 긴급 구입하여 제공할 예정
교수/강사 대상 교육 및 조교 대상 교육 제공 예정
[B형]
사이버캠퍼스 활용 강의형
교수 동영상 강의+ 학습활동
[퀴즈, 온라인 토의 /토론, 과제]
1. 오프라인 50분 수업 기준 25분 이상의 동영상으로 제작해야 함.[교육부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2018.10.)] (예: 2시간 수업 경우 25분짜리 동영상 2개)
2. 본교 「온라인 교과목 운영 규정」 (2019.2.)에 따라 학습활동을 포함한 1차시 수업이 50분이 되도록 구성
예시)
- 토의/토론 주제 1개=학습시간 10분
- 과제 1회=학습시간 10분
- 퀴즈 1문항=학습시간 2분
- 프로젝트 활동=학습시간 20분
※ 수업 유형 예시
가형 : 30분 강의 동영상+토의 1개 +과제 1개 = 50분 수업
나형 : 20분 강의 동영상 2개 +토의 1개 = 50분 수업
다형 : 10분 강의 동영상+ 20분 강의 동영상+ 퀴즈 5개+과제 1개 = 50분 수업
PPT/교안자료에 교수자의 음성녹음을 입힌 콘텐츠+학습활동
[퀴즈,온라인토의/토론, 과제]
1. 오프라인 50분 수업 기준 25분 이상의 콘텐츠로 제작해야 함.
2. 본교 「온라인 교과목 운영 규정」 (2019.2.)에 따라 학습활동을 포함한 1 차시 수업이 50분이 되도록 구성
- 토의/토론 주제 1개=학습시간 10분
- 과제 1회=학습시간 10분
- 퀴즈 1문항=학습시간 2분
- 프로젝트 활동=학습시간 20분
※ 수업 예시: 교수자 intro 동영상 5분 + PPT/음성 콘텐츠 25분 +과제 1개 +토의 1개 = 50분 수업
※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가급적 교수자의 얼굴이 나오도록 강의 콘텐츠를 제작 (이미 콘텐츠를 제작한 경우 짧게라도 교수자의 얼굴이 나오는 영상 등을 추가로 제작하기를 권장)
가톨릭대 강의 공개/CUK-MOOC+학습활동[퀴즈, 온라인 토의/토론, 과제 등]
1. 2011~2019년 강의공개 사업 및 CUK-MOOC, K-MOOC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교수자의 경우 활용 가능
2. 동일 전공, 동일 교과목이라도 교수자 본인의 강의 동영상만 활용함
위 모든 온라인 수업은 반드시 사이버캠퍼스의 아래 기능들을 활용하여 진행하며, 수업 자료와 수업 활동의 근거를 과목별 사이버캠퍼스에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사이버캠퍼스 기능: 강의자료실, 질의응답, 과제제출, 팀프로젝트, 토론, 투표, 설문, 출석 등
3. K-MOOC, KOCW, Youtube 등 외부 온라인 콘텐츠는 수업의 보조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며 본 수업 차시를 대체할 수 없음
앞서 살펴본 본교 행정신문고 게시글 작성자의 요구는 학교 측의 ‘온라인 수업을 위한 운영 가이드’의 실효성이 없음을 비판하는 글이다. 특히 “3. K-MOOC, KOCW, Youtube 등 외부 온라인 콘텐츠는 수업의 보조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며 본 수업 차시를 대체할 수 없음”이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이를 행하는 수업이 있다는 것은 본 가이드의 실효성이 없다는 실례다. 또한 외부 온라인 콘텐츠를 본 수업 차시를 대체하는 강의물로 사용할 시에 대한 제재 수단과 방침이 없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운영 가이드’는 그저 안내, 지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실효성이 없다. 실제 학생들은 가이드를 통해 자신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사례들에 대한 제재를 기대할 수 없다. 교수자가 스스로 가이드에 따르지 않는 한 학생에게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3) 오프라인 시설물 미사용, 오프라인 학내 행사·사업 미실시
등록금에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내 시설(오프라인 시설물)의 시설비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된다. 음악과나 공과대학처럼 실험·실습 제반시설을 이용하는 학과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높은 등록금을 책정하는 차등 정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 학생들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강의실, 실습·연습실 등의 학내 오프라인 시설물을 사용하지 못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학내 특강, 워크샵, 대회 등 오프라인 학내 행사와 사업이 실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본교는 오프라인 시설물 미사용, 학내 행사·사업 미실시에 대한 반환의 입장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다.
타 사립대학 관계자는 "안그래도 예산 부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 입장에서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강의를 위한 서버 지원비, 증설비 등 컨텐츠 제작 지원에 들어간 비용도 적지 않은 상황"3)이라고 밝혔다.
본교도 서버 지원비, 증설비 등 컨텐츠 제작 지원에 들어간 비용이 있으므로 사립대학 관계자와 유사한 입장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출 비용을 오프라인 시설물 비용으로 충당한 것인지, 그 외 비용을 사용한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불투명한 등록금 지출의 출처가 ‘등록금 반환’ 문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학가의 행보
현재 대학가에서는 각 지역별, 사립대학별, 국립대학별, 예술대학별, 총학생회별로 네트워크, 연대를 통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각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반환의 필요성을 묻는 설문조사와 사례들을 수집해 상반기 등록금 반환에 대한 요구안을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보내는 활동을 전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단체행동, 기자회견을 통해서 대학가에 등록금 일부 반환 논의와 대학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반환 여부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4월 23일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대학 상황이 제각각이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은 아니며 (등록금 반환 관련) 권유를 하거나 지침을 줄 상황도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5월 14일 전국대학생회네트워크와 등록금 반환운동본부는 “피해 상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대학의 꼼수를 허용하는 법 조항을 바로잡는 것은 헌법상에 명시된 권리”4)라는 입장과 함께 소송인단을 모을 계획임을 밝혔다. 이들은 현행 고등교육법과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 등에는 등록금 면제·감액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제도의 공백으로 인해 대학들이 꼼수를 부린다며 ‘법안개정 서명운동’을 통해 바로잡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5)
한편 대구권 대학에서는 등록금 반환의 새로운 방식인 ‘재난장학금’이 등장했다. 대다수의 대구권 대학이 1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나타난 방식으로 계명대학교는 교직원의 급여를 일부 반납 받은 후 학생들에게 20만원을 지급했다. 대구대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재난지원금 형태의 장학금 10만원을 지급했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재난장학금을 확대하기로 했다.6) 서울권 대학 중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가 일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등록금 환원 요구를 장학금으로 무마해서는 안 된다”7)고 지적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장학금으로 사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의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환경개선비와 학생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에 사용하도록 용도가 제한되어있다.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라는 상황의 특수성과 예외성을 고려해 용도를 ‘장학금’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대교협의 요지다. 현재 이마저도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어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9)
가톨릭대학교의 행보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파랑>(이하 총학생회)은 5월 11일까지 ‘2020년-1학기 등록금 반환 및 비대면 강의 관련 학생 의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2,337명의 학생들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10), 온라인 비대면 강의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보통이 41.6%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불만족이 27.9%로 높게 나타났다. 불만족·매우 불만족 이유로는 온라인 강의 인프라의 미흡함(사이버캠퍼스의 오류, 강의 비공개 전환 등)(81.8%), 강의방식 및 강의의 질이 떨어짐(75.7%), 소통 부재의 문제(교수 학습자 간 실시간 피드백 불가능 등) (53%), 성적 평가에 대한 공정성의 문제(52.5%) 순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반환 수요조사에서는 96.7%가 2020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의실을 비롯한 교내 장비, 시설물 등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88.8%), 오프라인 행사, 학내 사업 및 행사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72.6%), 전반적인 강의의 질 저하(68.9%), 실험, 실습, 토론 수업 등의 부재(48.4%) 순으로 등록금이 반환이 필요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 출처 :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1. 등록금 부분 반환과 이에 대한 학교 본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합니다.
2. 사이버 캠퍼스 관련 문제에 대한 신속한 조치를 요구합니다.
3. 총장 면담과 학생-학교 학사제도 협의체 신설 및 제도화를 요구합니다.
4. 절대평가 세부 기준 정립 및 성적평가 세부항목 점수 공개 의무화를 요구합니다.
5. 실험·실습비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합니다.
6. 기말고사 오프라인 시행 재검토 및 시행 방안 제시 요구합니다.
7. 2020-2학기 추가 학점 이월을 요구합니다.
8. 하계계절학기 전면 확대를 요구합니다.
9. 추가 수강취소 기간을 요구합니다.
10. 실습·연습실 개방을 요구합니다. 11)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교 총학생회는 『코로나19 관련 총학생회 10대 요구안』을 작성하였으며 총장 면담을 요청했다. 지난 5월 18일 성심과의 인터뷰에서 박형우 총학생회장은 5월 18일 요구안 관련한 학생처와의 간담회에서, 여섯 번째 요구 사항인 ‘기말고사 오프라인 시행 재검토 및 시행 방안 제시’와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섯 번째 요구 사항인 ‘기말고사 오프라인 시행 재검토 및 시행 방안 제시’와 관련해, ‘기말고사를 오프라인으 로 시행할 경우 지방 거주 학생들의 거처 마련(기숙사 전면 개방논의)이 어렵 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학생 모두가 1주일 내에 시험을 볼 공간 역시 마련되기 어렵다는 점(시험기간 연장논의)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10대 요구안을 마련한 배경은 다음과 같았다. 이번 학기 수업방식의 변화로 강의계획안에 변동이 생긴 경우가 발생했다. 따라서 학생이 기대한 강의와 실제 다른 강의를 듣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에 총학생회는 추가적으로 ‘수강취소’가 가능해야 하며 2020-2학기의 추가 학점 이월을 통해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개방된 실습실, 연습실은 대면 수업 시간 사용을 제외하고 실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과제 수행에는 실습 도구,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다. 총학생회는 책임자를 명확히 두어 방역수칙 아래 실습실, 연습실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적평가의 기준이 절대평가로 바뀐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성적평가의 세부 기준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총학생회는 절대평가에 대한 세부 기준과 성적평가 세부항목 점수 공개 의무화를 요구했다.
차등등록금 문제는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었다. 등록금 중 실험 실습비가 어떻게 집행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이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본교의 공과·이과·생활과학계열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실험·실습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비용을 납부했기 때문에 ‘실험·실습비의 사용내역의 공개’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총학생회는 등록금을 납부한 학우들의 권리가 코로나 19라는 상황으로 인 해 제한되는 바 ‘등록금 부분 환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임시 등록금심의 위원회’ 혹은 별도의 논의 테이블 마련을 요구했다.
이 모든 요구 사안은 결국 한가지로 귀결된다. 본교의 ‘학사운영 사항이 일방적인 통보로 이루어진다’는 문제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로 야기된 문제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학생-학교 학사제도 협의체 신설 및 제도화’가 필요하다. 박형우 총학생회장은 기존의 학사운영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사례들을 다수 언급하며(성적규정 변경 사항-수강과목재이수, 취득성적포기/ 신설학과 운영 문제 등) ‘학생-학교 학사제도 협의체’가 본교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본교의 소통방식은 일방적
사진 출처: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그러나 총학생회의 요구안은 받아들여진 사안이 거의 없다. 5월 27일 본교는 [2020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 운영 방안]에서 “기말고사는 오프라인 시험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본교’의 일방적인 결정을 규탄하며 5월 30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는 ‘본교가 기말고사 오프라인 시행 재검토에 대해 ‘교수 재량’ 등 책임회피식 방안을 고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총장 면담 거부, 등록금 ‘환불 불가’ 통보, 차등등록금의 근거인 ‘실험· 실습비의 사용내역 공개’ 거부 등 학생들의 요구에 ‘논의’의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6월 1일 성심과의 통화에서 박형우 총학생회장은 “부천 지역의 감염 확산으로 인해 학생들의 안전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말고사 오프라인 시행의 ‘일방적 통보’와 요구안에 대한 학교 측의 답변은 2주 간 총학생회가 개진했던 의견과 ‘10대 요구안’을 뭉개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본교의 문제적 소통방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형우 총학생회장은 “본교가 등록금 내역을 공개하긴 하였으나 구체적인 내역을 알 수 없는 ‘뭉텅이’ 형식이었다”고 밝혔다. 내역서의 사진촬영 및 문서공유는 일체 금지됐다. 이는 본교가 등록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힐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 여타 요구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거부의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가톨릭대학교는 언제까지 ‘답변대기’만 하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이 게시글 또한 답변이 달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또한 이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것이라는 것.다 알고 있습니다.그래도,이글을 보셨다면은 지금 학생들이 어떠한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십쇼....제발...학생들의 입장에서 한번만이라도 생각해주시고....”
-학교 행정신문고 게시글中개강연기요구 관련 사안부터 온라인 강의로 발생한 학습권 피해를 호소하는 글까지 하나같이 학교 행정신문고는 ‘답변대기’ 상태다. 이와 관련되지 않은 게시글은 모두 ‘답변완료’ 처리했다. 이는 학교가 ‘비대면 온라인 강의’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는 일관되게 ‘답변대기’로 응답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행정신문고 뿐만 아니라 본교의 의사소통 과정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대학은 학내구성원의 문제 제기에 답할 의무가 있다. 학생이 자신의 권리인 ‘학습권’이 침해되었음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학습권 보장에 앞서야 할 교육의 상아탑인 대학이 학습자의 학습권 침해와 관련된 주장에 응답하지 않음은 ‘직무유기’다.
학생들의 호소가 가득한 행정신문고는 현재 학사운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제도의 부재를 보여준다. 코로나 19로 인해 가시화된 비민주적인 학사운영 결정 과정을 계기로 가톨릭대학교와 대학가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는 ‘학사제도 협의체’가 제도화되는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1) 오유신, 유은혜 "유치원 '휴업 3주' 수업료 반환 안돼...대학등록금도 총장이 결정", 2020.03.10.,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0/2020031003350.html>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2일.
2) 해당 문장과 아래 표 모두 인용했다. [교수학습개발원]온라인 수업을 위한 운영 가이드
3) 김문희, 정부-대학, 등록금 일부 환불 카드 꺼내나, 2020.04.09., 파이낸셜뉴스, <https://www.fnnews.com/news/202004081646172333>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2일.
4) 박유빈, 들불처럼 번지는 등록금 반환요구… 교육부·대학은 '결정권' 떠넘기기만, 2020.05.16., 세계일보, <http://www.segye.com/newsView/20200515520848?OutUrl=naver>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7일.
5) 최원형, 코로나19로 학습권 침해…대학생들 “등록금 반환” 소송 돌입, 2020.05.14.,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45026.html>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7일.
6) 변소인, '실습도 온라인으로' 대학 등록금 환불 요구 봇물, 2020.04.22. ,시사저널e,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7358>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2일.
7) 윤신원, "대출도 못 갚고 있는데…우리는 ATM기가 아니다" 대학생들, 등록금 반환 촉구, 2020.05.06., 아시아경제,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050619160035572>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2일.
8) [사설]대학등록금 반환·감면, 교육당국이 책임지고 정리해야, 2020.05.14.,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5142022015&code=990101>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7일.
9) 이재, “등록금 환불 요구 알지만…” 대학·정부 발만 동동, 2020.05.06., 조선에듀,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6/2020050602879.html> 마지막 검색일: 2020년 5월 17일.
10)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게시글 [2020-1학기 등록금 반환 및 비대면 강의 관련 학생 의견 설문조사 결과] 2020.05.13.
11)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게시글 [코로나19 관련 총학생회 10대 요구안] 2020.05.13.
'76호 > 가대i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교 그리고 공간 (1) 2020.06.04 [close-up #1] 당신의 인권은 안전한가요? (0) 2020.05.29 [close-up] (0) 20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