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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데, 대학은 알려주지 않아71.5호(18새내기)/대학IN 2018. 3. 30. 15:01
미안한데, 대학은 알려주지 않아
김정민 편집위원 dajang77@catholic.ac.kr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므로 굉장히 주관적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7시 40분, 알람이 울리자마자 본능적으로 알람을 끈다. 5분정도 계속 누워있다가 다시 허겁지겁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한다. 방학인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냐고? 겨울방학동안 하는 시청알바를 하기 위해서이다. 아침마다 학교 가는 것처럼 일어나는 것은 너무 피곤하지만, 방학동안만 할 수 있는 일명 ‘꿀 알바’이기 때문에 피곤함을 참고 간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두툼한 패딩을 껴입고 나가도 차가운 겨울공기가 느껴진다. 문득 차가운 거리를 걷다보니 대학 새내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새내기 시절, 참 아련한 시기이다. 처음 간 행정오티 때는 콘서트 홀 2층 계단에 정말 불편한 자세로 앉아서 특강을 들었다.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불편한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2박 3일동안 힘든 새터를 다녀왔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 강의를 들으러 학교에 온 날! 교수님들은 하나같이 아직 파릇파릇한 새내기들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으시고 강의 OT를 했다.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지만 풍선에 바람이 빠지는 것처럼 대학에 들어오면서 가졌던 설렘, 흥분 등은 점점 사라져버렸다. 인간학은 내가 접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낯선 주제의 수업이고 대학 수업이 생각만큼 재밌지도 않다. 전에 해본 적도 없는 팀플은 낯설고 어렵고 교수님이 원하는 과제의 퀄리티는 4학년의 능력이지만 현실의 나는 이제 막 대학에 들어온 1학년이다. 시험유형은 제각기여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고등학교 때처럼 끈끈하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다보니 벌써 많은 대학생활이 지나갔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대학생활을 하면서 대학은 생각보다 ‘불친절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대학은 ‘사회적 인재’를 기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의 슬로건은 ‘나를 찾는 대학’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대학에서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잘 찾아갈 수 있을까? 대학 내 수업을 살펴보자. 전공수업은 당연히 도움이 된다. 배운 지식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할 능력을 길러나간다. 하지만 우리가 대학에 다니면서 ‘창의적인 인재’가 될 수 있을까? 대학 내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되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수업은 있다. 하지만 수업이 정설은 아니다. 같은 수업을 들어도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요즘 대학이 강조하는 ‘취업’에 대해서도 이 부분이 적용된다. 대학은 취업하는 ‘과정’을 알려주지만 취업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물론 그 도움을 주는 것을 잘 활용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학이 제시하는 방향대로만 따라가다 보면 나를 찾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기계적인 인간이 되고 그 과정에서 지쳐갈 것이다. 대학생활 4년은 어찌 보면 나를 찾아가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취업을 하고 일을 하면 경제활동에 집중하느라 지치고, 정작 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적어진다. 대학이 제시하는 길에 자신만의 철학과 행동이 더해져야만 비로소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아가고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생활이나 동아리 활동 등 후회하지 않게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보내기 바란다.
“방학 때 무슨 학원 다닐 거야?” “방학 때 공부해야 되지 않겠어? 취업 준비해야지” 16주 동안 힘들게 과제하고 공부하고, 시험보고 이제야 간신히 한숨 돌리고 있는데 무슨 또 공부를 하란 말인가!라고 모두들 마음속으로 외치지만 현실은 자연스레 토익학원을 등록하고, 취업을 위한 스터디를 한다. 실상 방학은 취업을 위한 공부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방학은 교육법 시행령에 규정된 휴업일 중 하기·동기 및 학기말 휴가로서, 학생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서 실시하는 제도이다. 한자로는 放學, 학업을 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봐라. 우리가 초등학생 때부터 방학동안 학습을 놓은 적이 있나? 다들 적어도 학원을 다니고, 문제를 풀어오라는 방학숙제를 했을 것이다. 대학에서는 공식적인 방학숙제는 없지만 암묵적인 숙제가 있다. 바로 취업을 위한 숙제. 덕분에 어쩔 때는 학기 다닐 때보다 더 바쁜 방학을 보내지만 내 주변 모두가 이렇게 사니, 나도 뒤떨어질 수는 없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게 우리 내 현실이다.
또 앞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혹은 사회에 나가서는 그동안 겪지 못한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받을 것이다. 학점, 취업, 예전과 다른 인간관계 등등 하지만 누구도 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나에게로, 풀지 못한다면 마음속의 응어리로 남는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누군가와 나누지 못하거나, 제때 풀지 못 하면 스스로를 더 지치게 하고 더 깊은 심연에 빠져들게 한다. 학교생활을 다니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푸는 법을 꼭 찾길 바란다. 정적인 독서부터 여행, 동아리 활동 등 본인이 정말 아무생각없이! 오직 즐길 수만 있는 무언가는 꼭 필요하다. 남들이 쓸데없다고 하는 일명 ‘덕질’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보면서 스트레스 푼다는 데 그게 뭐 어때서요?! (참고로 가톨릭대에는 학생생활상담소가 있으니 필요하다면 이용해보길 바란다. 우리학교 상담소는 어떠한 것도 상담을 잘 해주는 친절하고 유명한 상담소이다.)
사진 네이버 웹툰 <대학일기>
‘이제 괜찮니/ 너무 힘들었잖아’ 윤종신의 <좋니>의 첫 가사이다. 사실 이 노래는 이별노래이지만 딱 듣는 순간 나에게 해주는
위로인 줄 알았다. 이별로 인해 겪는 슬픔에도 위로가 필요하지만 매일매일 취업, 학점 등 많은 것들에 치이고 스트레스 받는 우리 학생들을 위한 위로도 필요하다. 대학이 지식을 얻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위로해주는 공간도 되길 바라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남들과 뒤쳐져지기 않기 위해 앞으로 끝나지 않는 레이스를 시작할 텐데, 중간에 잠깐 쉬면서 가도 된다. 아니 꼭 그러길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는 너에게 하루의 끝에서 꼭 말해줄 것이다. 오늘 수고했다고, 정말 고생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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