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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가능한 국가, 일본!71.5호(18새내기)/뫼비우스의 띠 2018. 4. 1. 19:56
전쟁 가능한 국가, 일본!
김유수 편집위원 nb0307@naver.com
▶사진 출처 아베 신조 트위터
불은 우리 집에 났는데, 옆집에서 더 큰 소리를 낸다
1950년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현대 한반도의 국제사는 한순간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최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정작 한반도에 사는 우리보다 북한 문제에 대해 핏대 세워 더 큰소리를 치는 국가들이 많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등.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들은 특히 미국, 일본이 북한문제에 큰 소리를 내는 까닭을 항상 어렵지 않게 분석하고 있다. 핵실험 이후, 미국은 중국의 견제를 딛고 기어이 한반도에 사드를 완전하게 들여놓았고, 보수당의 대표인 아베 신조 총리는 평화헌법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 한다고 한다. 사드도 뜨거운 감자이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매체들은 일본의 국무총리 아베 신조가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는 야욕을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 일본 보수당이 꿈꾸는 전쟁 가능한 일반국가 일본. 이건 과연 말이 무슨 말일까?
전범국들의 군대와 자위대
일본국헌법 제9조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발동으로서의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방기한다.(전쟁포기)
② 전항의 목적 달성을 위해 육·해·공군 기타 전력은 보유(保持)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전력 불보유)
나치즘과 파시즘, 군국주의가 지배하던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에 맞서는 추축국 동맹이었다. 물론 2차 세계 대전에서 추축군은 연합군에게 패배하게 된다. 전후에 연합군은 패전국들의 군대를 해산시켰고 그들의 정치와 치안에 관여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이 시기 제국주의를 청산하는 개헌을 실시한다. 그리고 위 9조가 포함된 일본의 그 헌법을 소위 ‘평화헌법’이라 한다. 이 헌법에 의해 일본국은 전쟁을 할 수 없고, 군대를 조직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나라가 되었다. 이는 패배한 전범국으로서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연합군, 곧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유진영은 전범 국가들을 다시 무장시켜 동맹을 맺어야 할 아주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바로 거대 소비에트 연방(이하 소련)의 부상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은 동독과 동유럽을 연방에 편입시키고, 유럽 중심인 동독에 인민군을 조직했다. 이에 자유진영에선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소련과 국경을 맞댄 서독에 군대를 다시 조직했고, 이 군대는 이내 자유진영 군 연합(NATO)의 중심이 되었다. 비슷하지만 더 심각한 마찰은 동쪽에서도 발생했다. 사회주의진영이 동아시아의 보루인 한반도를 전부 연방에 편입시키려 했던 것이다. 이에 전범국가도 아닌 한국에서 기어이 세계대전 수준의 대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자유진영은 한국전을 위한 병참기지가 필요했고, 일본이 그 병참기지로 활용되었다. 일본은 소련과 국경을 맞대지 않았기에 독일처럼 정규군이 조직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전 시기 자유진영 연합군의 허가를 통해 오로지 일본 내부의 치안과 자위만을 위한 경찰조직이 창설된다. 이후 이 경찰 조직은 재편을 거쳐 1954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자위대로 자리 잡게 된다. 경찰조직과 공존하고 있는 일본의 자위대는 평화헌법에 의해 원칙적으로 당연히 군대가 아니다. 자국의 치안과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경찰관이나 소방관과 같이 정부기관의 속성을 가진다.
보통국가를 부르짖는 너무도 위험한 자위
일본은 실상 관료주의 국가다. 일본은 명목상 다당제 국가이지만, 1955년부터 지금까지 3년여를 제외한 60년이 넘는 시간을 보수당인 자민당이 집권하고 있다. 그래서 그 보수당의 관료주의가 일본 집권의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최근 그 보수당에겐 청년실업의 대두, 세계적 불황, 일본내부의 정치적 위기 등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해야 할 만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때 보수 집권당에게 “보통국가로 돌아가자!”라고 국민들을 호도하며 안보를 강조하는 것만큼 더 좋은 전략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평화헌법 때문에 일본의 보수당은 정공법을 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군과의 수호조약 조항을 조금씩 바꾸어 야금야금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늘려나갔다. 90년대엔 ‘일본 국토’가 아닌 ‘일본 주위’로 자위의 영역을 넓혔고, 2015년엔 ‘집단 자위권’이란 개념을 도입해 여러 명분으로 자위대의 파병도 가능하게 되었다. 일본 자위대는 더 넓은 곳에서, 더 마음껏 자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떻게 전범국가가 이렇게 막 나가는 것이 가능했을까?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mybrokenwing/372
90년대 소련의 붕괴 이후에도 미국에게 러시아는 위협적인 세력이다. 더욱이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군사력도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니 그 사이의 한반도는 거대 군사세력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의 완충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남한과 바로 옆 일본은 동아시아의 아주 중요한 군사적 거점이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일본은 미일안전보장조약을 통해 자위권을 확장해갔는데, 이는 일본이 자국 내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 도입과 맞바꾸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일본은 일찍이 미국의 MD 체제에 동참했고, 일본에는 우리보다 일찍이 2006년부터 주일미군의 사드가 배치되어 있다.
아베의 보수당은 이러한 국제정세를 이용하여 이제 공공연하게 평화헌법을 개헌하고자 한다. 물론 60년 이상 군사적으로 억압되었던 일본 국민들에게 군사적 보통국가가 되자는 그 호도는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 현재 일본 국민의 과반은 평화헌법 개헌에 반대하여, 올해까지 개헌은 이뤄지지 않는다 한다. 그러나 정치적 지형과 국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가까운 시일에 전범국 일본이 군사적 보통국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진 출처 경향신문 만평
누가, 누가 우리 편?
현재 IS와 이란 등 서구에 악감정이 강한 이슬람세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 이후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자유진영이 견제해야 할 막강한 세력이다. 그러니 이스라엘과 한반도 등 국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요충지에 대해, 막상 자국민보다 거대 열강들이 더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열강들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태도와 행동은 대부분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감이 결여되어있다. 일본의 자위권 확대와 더불어 주일미군 및 자위대의 공식적인 욱일기 사용도 그 대표적인 예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의 붉은 욱일기를 전범기라 부르며 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재 미군과 공동훈련을 실시하는 일본 자위대의 공식 깃발이 그 욱일기이다. 왜냐하면 일본의 군사동맹인 미국과 국제사회가 그것에 대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한미군의 많은 사단마크들에 태극모양이 있듯, 주일미군의 많은 공식 부대마크도 욱일기를 바탕으로 디자인되었다. (김동우, ‘욱일기’가 주일 미군 공식 엠블럼?, 2014.09.23. 국민일보)
미국에겐 과거 식민역사에 대한 고찰보다, 욱일기를 통해 동맹국 일본의 전투 의지를 고취시키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한국 여론이 욱일기에 민감한 것처럼 보임에도, 정작 자위대와 주일미군의 욱일기 사용에 대한한국 정부의 공식 항의는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은 식민 역사의 현대사를 겪었고, 지금 그 슬픈 식민 역사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일 관계 사이에는 여러 이해관계를 통해 오랫동안 우리의 경제, 군사적 우방이었던 미국이 끼어있다. “국제관계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라는 오래된 금언은 진리와 같다. ‘순수한’ 형용사가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곳이 국제관계의 장이다. 국제관계에선 모든 국가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상황에 맞게 행동한다. 이는 북한과 중국은 물론이거니와, 일본과 우방국인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현대 국제관계에 형제국의 의리라든지, 피로 이어진 동맹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인류가 지양해야 할 과거 제국주의에 대한 정리도 현재의 국제 이해관계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요소가 아니다. 차갑고 매정한 현대 국제관계 정세에서, 지리적으로 굉장히 혼란한 곳에서 살아가는 우리 대한민국 시민들은 역사와 국제관계를 이해하여, 필요한 곳에 뜨겁고 또 필요한 곳에 냉철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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