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 학제개편이 걸어온 길54호/가대in 2010. 11. 13. 22:08
편집위원 초롱
지난 학기가 끝나갈 무렵, 우리학교가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이하 학부선도제)’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학부를 중심으로 하는 대학교육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기사 <학부교육선진화가 가톨릭대에 가져올 변화들> 참조) 학교 측에서 내놓은 학제개편의 안은 크게 ‘1. 입학 사정관 선발인원을 30%까지 확대(‘09년 5.5%) 2. 전공 교과에 융복합 트랙을 도입, 교양과 전공 교과를 유기적으로 결합 3. 39개 학과(전공)를 30개 이내로 축소’로 볼 수 있다. 이에 당찬우리 총학생회 측에서는 그 입장을 밝힌 대자보를 니콜스 4층에 붙여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학교 홈페이지에는 축하 팝업창이 눈치 없이 방문자를 반기고 있었다. 어쨌든 학부선도제는 그렇게 여름방학을 지나 2학기에도 논란의 중심에 서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학부선도제에 대한 관심은 이와 더불어 닥치게 될 학제개편의 폭풍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형태가 어떻든 나의 소속 단대, 소속 학부, 소속 학과가 그 대상이라면 피부로 와 닿을 수밖에 없는 학제개편은 학생들의 마음을 끊임없이 들었다 놓았다 하곤 한다. 그렇게 학부선도제를 중심으로 하는 이번 학제개편에서 학생들은 마음을 졸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의 학제개편 1
우선 과거에 있어왔던 가톨릭대의 학제개편을 요약·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1995. 03. 01
- 통합 ‘가톨릭대학교’ 출범
- 7개 단과대학, 25개 학과> 1995. 10. 04
- 7개 단과대학, 3개 학부, 26개학과, 입학정원 1,430명으로 증과·증원
- 국제학부, 인간복지학부(야), 경영정보학부(야), 정보통신학과(야)신설
- 가정관리학과를 소비자주거학과로, 의류직물학과를 의류학과로 명칭 변경, 철학과를 신학대학에서 인문과학대학으로 소속 변경, 25개학과> 1996. 10. 24
- 7개 단과대학, 11개 학부, 6개 학과, 입학정원 1,465명으로 증원
- 학과 통폐합으로 학부제로 변경
- 컴퓨터공학부 컴퓨터통신학 신설> 1997. 11. 05
- 7개 단과대학, 13개 학부, 6개 학과, 1,725명으로 증과·증원 <학부 야간정원 260명 증원> <경영정보학부, 인간복지학부 증원. 외국어학부, 법경학부 신설>> 1998. 11. 02
- 4개 단과대학 폐지, 3개 단과대학 13개 학부, 5개 학과로 개편
- 컴퓨터공학부 입학정원 105명 2개 전공(컴퓨터공학전공, 컴퓨터통신학전공) → 컴퓨터ㆍ전자공학부 3개 전공으로 증과(컴퓨터공학전공, 정보통신학전공, 전자공학전공)
기존 컴퓨터통신학전공은 정보통신학전공으로 명칭 변경
- 생활문화학부 3개 전공 → 생활과학부 4개 전공으로 증과 (식품영양학전공 추가)
- 어문학부 4개 전공(국어국문, 영어영문, 불어불문, 중어중문전공) → 인문학부 3개 전공(국어국문학, 철학, 국사학전공)으로 조정
- 외국어문학부 3개 전공으로 개편 (영어영문학, 불어불문학, 중어중문학 전공)
- 기존 철학부 폐지하고 철학부내의 종교학전공을 종교학과로 분리> 1999. 10. 29
- 3개 단과대학 12개 학부 5개 학과로 개편 <경영정보학부를 경영학부로 통합>
- 외국어학부를 언어문화학부로 명칭 변경> 2001. 9. 8
-사회과학부 직업재활학 전공을 특수교육과(사 범계학과)로 전환(30명)> 2002. 10. 15
- 3개 단과대학 13개 학부 8개 학과로 개편 (입학정원 : 1,795)
- 생명공학부(생명공학, 환경공학 전공) 40명 신설
- 외국어문학부 불어불문학전공 → 프랑스어문화학과로 전환(20명)
- 언어문화학부(야) → 언어문화학부(주) 60명, 언어문화학부(야) 40명으로 전환
- 생명과학과(40명) 신설, 생명과학부 폐지
- 컴퓨터ㆍ전자공학부 → 컴퓨터정보공학부 (95명), 정보통신전자공학부(70명)로 분리 개편2004. 6. 28
- 3개 단과대학 15개 학부 8개 학과로 개편(입학정원 : 1,795)
- 디지털문화학부(디지털문화컨텐츠, 멀티미디어시스템 전공) 신설
- 법학부(법학전공) 독립 (50명)
- 법경학부를 정경학부로 명칭변경, 정경학부(행정학, 경제학 전공)
- 인간복지학부(야)에서 사회복지학전공 폐지, 인간복지학부(심리학전공)> 2005. 3. 1
- 계약학과(행정학과) 50명 신설> 2005. 6. 14
- 국제학부 국제통상전공 신설> 2006. 10. 9
- 정보통신전자공학부 전공 개편
<정보통신공학전공, 반도체시스템공학전공 → 정보통신전자공학전공>> 2007. 5. 10
- 3개 단과대학 14개 학부 8개 학과로 개편
- 정보통신전자공학부 전공 개편
<정보통신공학전공, 반도체시스템공학전공 → 정보통신전자공학전공>
· 외국어문학부 중어중문학전공, 언어문화학부(주, 야) 일어일본문화전공을 동아시아언어문화학부 중국언어문화전공, 일어일본문화전공으로 개편
· 인간복지학부 심리학전공(야)을 사회과학부 심리학전공(야)으로 변경
· 생명공학부를 생명·환경공학부로 명칭 변경
· 디지털문화학부 디지털문화컨텐츠전공과 멀티미디어시스템전공을 디지털미디어학부 문화콘텐츠전공과 미디어공학전공으로 각각 명칭 변경
‘가톨릭대학교’가 출범한 1995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남짓의 시간 동안 성심 캠퍼스는 꽤나 복잡한 학제개편의 길을 걸어왔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간략히 되짚어 보자. 현(現) 컴퓨터공학부와 정보통신전자공학부는 여러 차례 전공개편과 통폐합 및 소속변경으로 복잡한 과정을 통해 지금의 형태까지 오게 되었다. 또한 현(現) 동아시아언어문화학부와 프랑스어문화학과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여러 차례 그 이름과 소속 학부가 변경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수많은 학제개편이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되었을까? 대부분의 개편이 학교 측이 제 입맛대로 조리한 결과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즉 소위 말하는 비인기 학과 또는 직업 경쟁력이 뒤처지는 학부·학과들을 대상으로 통폐합 등의 불리한 학제개편이 이루어졌음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잦은 학제개편의 폭풍 속에서 학생들은 어떠했는가. 비교적 굵직한 사건들을 살펴보자면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 국제학부 사태와 인간복지학부 사회복지학전공 폐지 사태. 먼저 2002년도에 일어났었던 국제학부 사태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다. 1995년 가톨릭대는 ‘2015 PLAN’을 발표하고, ‘세계화를 지향’하며 ‘균형 잡힌 세계인을 양성’하여 ‘세계적 수준의 가톨릭대학’을 만들겠다는 발전목표에 걸맞게(?) 국제학부를 신설한다. 하지만 2002년, 국제학부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학교 측은 당시 국제학부 학생들의 국제대학원 진학률과 신입생 성적, 취업률의 저조 등을 이유로 국제학부 내 미국·중국·국제관계학전공을 국제관계학으로 통합해 다른 학부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한창이던 등록금 투쟁과 이 사태가 맞물려 학생들 사이에서 큰 반향이 일었고, 이에 바로 ‘국제학부 폐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잇따라 투쟁 선포식과 국제학부 폐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3인, 총학생회장의 삭발식이 있었다. 이 외에도 학교 행사에 관한 거부가 결정되고, ‘가톨릭대학교 민주화 추진위원회’의 인준, 1인 시위를 비롯한 각종 학내외 시위·집회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가톨릭대학교 2010발전계획 추진 경과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국제학부 폐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가톨릭대학교 민주화 추진위원회는 총장실을 점거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학생들의 끊임없는 요구와 투쟁의 성과로 학교 측은 국제학부의 폐지대신 인원감축으로 계획을 바꾸게 된다. 3
사실 국제학부 같은 경우 ‘가톨릭대의 세계화’를 위해 신설된 학부였고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위 ‘학교에서 밀어 준다’하는 학부였다. 그런데 학부가 신설된 지 겨우 6년 만에 학교 측에서 원하는 여러 기대사항에 미치지 못한다 하여 학교 측은 이런 식의 구조조정을 자행했던 것이다. 이러한 전력이 있었던 만큼 아무리 현재 우리 학부는 ‘안전하다’고 생각되더라도 학생들은 알 수 없는 학교의 판단에 의해 돌연 통폐합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음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4
그렇게 국제학부 사태로 한바탕의 폭풍이 몰아간 뒤에도 학교는 또 한 번의 학제개편 폭풍을 맞게 된다. 2004년 인간복지학부 사회복지학전공 폐지 사태인데, 당시 인간복지학부의 사회복지학전공 폐지문제로 투쟁이 있었던 것. 2004년 여름방학에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인간복지학부 사회복지학전공 폐지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인복비대위)를 구성하여 그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학교 측과의 면담을 하기도 했고, 1인 시위와 학내집회, 반대 서명운동, 학교 내 나무마다 ‘인복 사복전공 폐지 절/대/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노랗고 빨간 끈을 묶어놓는 등의 투쟁을 벌였다. 이후에 전체학생대표자회의와 인간복지학부 임시총회 등을 통해 결국 ‘인간복지학부 사회복지학전공을 사회과학부 사회복지학전공(야)으로 통합한다’는 조건부 학제개편에 찬성하게 된다.
당시 인간복지학부 같은 경우 야간학교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 처음 발표한대로 사회복지학전공을 폐지했더라면, 야간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야간과 주간이 성적에 의해 나누어지기도 하지만, 주간학교를 다니기 어려운 상황의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야간학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 이들의 교육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라고 볼 수 없다.
어쨌든 이렇듯이 학제개편의 폭풍도 학생들의 투쟁과 노력 앞에서는 그 힘을 다하지 못했다. 학생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제개편에 뒤에서만 불만을 토로하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직접 맞서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대학 구성원의 하나로서 능동적인 역할을 해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학.제.개.편.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2010년 이 캠퍼스에는 학부선도제에 의한 또 한 번의 학제개편 폭풍이 몰아칠듯하다. 학제개편, 물론 필요할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대학도 어느 정도 발맞추어 가야할 것이고, 이를 통해 더 양질의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가톨릭대 내에서의 몇 가지 전례를 생각해 보면 학제개편은 늘 학교입장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전과 다름없는 방식의 학제개편이 그대로 재현될 것만 같아 걱정이 앞선다.
학교 측은 대학교육의 수요자가 ‘학생’이 아니라 ‘기업’이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향한 참교육보다는 그저 취업률, 학교의 네임 밸류와 이미지, 대학순위를 위해 달리고 있는 것만 같아 혀끝이 씁쓸해져 온다. 인간을 중심으로 한다는 이 학교는 학생들이 보이기나 하는지. 가톨릭대의 학제개편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고 학생들, 그리고 학교 측이 학제개편을 통해 앞으로 가톨릭대가 올바르게 나아갈 길을 다시 한 번 재고해보았으면 한다.
'54호 > 가대i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부교육선진화가 가톨릭대에 가져올 변화들 (0) 201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