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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의 청년들이여, 단결하라53호/W 2010. 6. 11. 15:59
편집위원 다솜
청년실업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3월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2월 청년실업률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10%를 돌파했으며, 전체 실업자도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서 고용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15~29살 청년층 실업자는 모두 43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1000명이 늘었다.
2010-03-17 한겨레 신문 참고,
이런 상황에서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바로 ‘청년유니온’! 국내 최초의 청년노조로서 기존 기업별·산업별 노조에서 소외된 아르바이트생, 인턴, 청년실업자, 취업준비생, 단기취업자, 비정규직 등 15~39살을 가입 대상으로 한다. 또한 청년 노동의 질 향상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청년층의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청년 공동체이다.
청년실업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버리는 사회 속에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위하여 이른바 ‘당사자운동’에 청년들이 나서고 있다. 당사자 운동은 구조적인 문제의 직접 피해자들이 스스로 뭉쳐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의미한다. 청년 당사자 운동은 자신의 문제를 기성세대가 풀어주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2010-02-22 경향신문 참고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취업준비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를 직접 그들 손으로 만들어가려는 ‘청년유니온’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청년유니온과의 만남
청년유니온은 지난 3월 13일 창립 총회 및 창립식을 진행한 후 3월 18일 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했지만 노동부는 3월 23일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
때마침 필자가 인터뷰를 하러 찾아갔던 날이 노동조합 설립신고서가 반려된 날이었다. 너무 바쁜 사무실 분위기에 인터뷰를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한 번 찾아간 뒤에야 비로소 ‘청년유니온 김영경 대표’와의 인터뷰가 성사됐다.
[성심] 청년유니온 설립취지 및 활동목적은 무엇인가요?
[김영경 대표]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정부나 이런 데서는 청년들이 눈이 높다거나 게으르다거나 이렇게 호도를 하고, 근데 이 문제 자체가 청년들이 직접 나서서 활동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겠다하는 이런 취지와 목적 하에서 청년유니온이 만들어졌어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청년들의 노동권익을 보호하고 청년들이 다시 사회에 올바르게 설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활동 목적입니다.
[성심] 직접 나서서 행동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이런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김영경 대표] 원래 저는 대학교 때부터 이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활동을 많이 했어요. 저도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등록금과 집안형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그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학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가지고 학교 주변에 있는 고깃집, 횟집 이런데서 서빙하고 주말에 마트에서 판매알바도 하고 부당노동에 대한 경험들을 많이 갖고 있었어요. 저도 소위 ‘꺽기’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에 강제로 30분~1시간의 휴식을 부여해 시급을 주지 않는 것 부터 시작해가지고 체불임금 이런 걸 당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청년실업문제, 청년노동권을 문제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고민은 갖고 있었지만 생계문제로 작년까지 등록금 빚을 갚았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계속 준비만하고 공부만 하고 주변에 아는 사람들과 세미나를 하고 있다가, 직접적 계기가 된 건 올 1월에 청년유니온의 롤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일본수도권청년유니온’ 얘기를 듣게 됐어요. 일본은 파견법문제가 우리나라보다 심각했는데 파견법이 개정되면서 청년층이 한 500만 가까이 대량 해고된 거에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다른 게 어떤 기업에 고용이 되면 그 기업에서 기숙사까지 제공을 하거든요. 근데 이친구들이 해고가 되니까 졸지에 노숙자가 되어버린거죠. 그래서 전국에 자원 활동가들이 1000명 가까이 모여서 우리나라로 따지면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투쟁을 한 거에요. 한마디로 ‘히비야파견촌투쟁’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에 실직된 파견근로자들이 모여 6일간 시위한 사건 이라고 해서, 그걸 1주일 정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게 이제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에 다 알려지게 된 거에요. ‘청년세대 노조가 가능하다.’ 그걸 듣고 만들게 된 거에요.
[성심] 현 정부에 대한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생각은?
[김영경 대표] 정부가 이제 청년실업 문제로 유일하게 내놓고 있는 대책이라고 하는 게 ‘청년인턴제도’거든요. 정부가 행정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고 당장 어떻게 ‘청년인턴제도’를 들이긴 했는데 너무 준비가 안 되있다 보니깐 피해자만 속속 나타나는 현상인거죠. 예를 들면 인턴이라고 하는 게 정규직으로 명확하게 전환이 안 되고 6개월, 10개월짜리 단기로 일하고 그 순간에만 실업률의 수치를 낮췄을 뿐 또 6개월, 10개월 흐르면 다 그 사람들 실업상태로 돌아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정규직으로 전환이 돼야 사실은 실업률이 해소가 되는 건데 그런 게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는 정말 ‘보여주기’고 일시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두 번째는 청년인턴을 할 때 정부가 뭐라고 이야기를 했냐하면 청년들이 여기 와서 6개월, 10개월 일을 하더라도 이후에 어떤 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능력을 개발하기위한 프로그램으로 ‘청년인턴제도’를 한다고 했어요. 막상 이 친구들이 어떤 기업이나 대기업, 공기업에서 일을 하면 거기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냐하면 ‘어차피 너네 6개월, 10개월 하면 그만 둘 건데 너네한테 고급능력을 가르쳐봤자 뭐 하냐.’ 이러면서 잡일밖에 안 시키는 거죠. 그리고 이게 행정적으로 얼마나 문제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가 작년 12월 ‘청년인턴실업급여’ 문제를 가지고 한동안 열심히 정부상대로 싸웠는데 우리나라는 고용보험법상 6개월 이상 고용보험료를 내면 6개월 일을 하고 나서 다른 일을 하기까지 한두 달 실직상태일 수가 있잖아요. 그럼 그동안 정부에서 실업급여를 받거든요. 실업급여는 그 전에 일했던 임금의 80%까지 받을 수 있는 거에요. 근데 이거를 원래는 청년 인턴하는 사람들도 다 4대보험이 있기 때문에 6개월 일을 하면 당연히 그만 두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건데 실업급여를 받았다 환급하는 사태가 벌어진 거에요. 그 이유가 뭐냐면 ‘청년인턴제도’를 시행할 때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한창 ‘청년인턴제도’를 3월부터 시행하고 10월 쯤 됐을 때 토요일을 갑자기 무급처리를 한다고 하는 거에요. 6개월 일하면 원래 180일 일하기 때문에 그전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는데 토요일을 무급처리를 해버리면 토요일이 다 빠지는 거거든요. 이 사람이 150일을 일하는 거에요. 그러면 이게 6개월 동안 고용보험료 꼬박꼬박 냈는데 실업급여를 못 받게 되는 거에요. 그래서 어떤 친구가 103만원 실업급여를 받았는데 다시 정부에 환급을 해야 하는 거에요. 근데 이 친구는 인턴을 하면서 원래는 공무원 고시 이런 걸 준비하려고 공부를 하면서 인턴을 했던 거고 끝나고 나서도 실업급여 받아서 영어학원에 등록을 했던 거에요. 근데 그걸 다시 갚으라고 하니까 이 친구는 다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벌어진거죠. 그러니까 이게 뭘 의미하냐면 정부에서 행정적으로 준비를 안 해놨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인 거에요. 그래서 정부가 ‘청년인턴 제도’라고 유일하게 내놓은 제도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청년에게 도움이 안 되고 그러면서 정부는 청년실업을 해결했다 혹은 ‘희망근로’같은 거를 통해서 일자리를 많이 늘렸다며 생색을 내잖아요. 그런데 본질은 그렇지가 않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사실 정부가 실질적인 청년일자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고용 정책 자체가 없다고 생각해요.
[성심]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위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영경 대표]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가 2003년 통계청 자료만 봐도 청년층 일자리가 -30이라고 되어있어요. -30이라고 하면 신규채용은 없고 일하던 사람 30만이 짤렸다고 하는 거에요. 그 때부터 청년실업문제가 누적되어 오기 시작한 거죠. 보통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하는 말을 들어봤을 텐데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 예를 들면 금융업, 주식, 부동산 이런 식으로 사회의 부를 창출하는 형태로 가다보니까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 그러다보니까 청년들은 매년 대학졸업생이 50~60만 명이 되는데 일자리는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매년 나오는 사람들은 기본으로 축적이 되고 기존에 일하는 사람은 짤리니까 당연히 청년실업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되는 거고 더더욱 문제는 대기업이나 공공기업 같은 곳이 최근에 갓 대학을 졸업한 신규취업자를 채용하지 않고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요. 거기다가 중요한 건 지금 정부에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라고 해서 정부기관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정리해고를 하고 있거든요. 공공기업같은 경우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거고 대기업 같은 경우는 국민들이 대부분 소비를 해주잖아요. 그러니까 돈을 많이 버는 건데도, 그런 대기업일수록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되는 건데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는 거에요. 이런 게 자꾸 쌓이고 쌓이니까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고 그런데 우리나라 고용의 80%이상이 중소기업이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사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임금격차가 2배 가까이 날 수밖에 없고 근로환경 같은 경우도 많이 차이가 나잖아요. 거의 중소기업은 야간수당이 안 나온단 말이죠. 근데 대부분의 청년들은 비싼 등록금 내고 나와서 졸업을 했으니까 보상심리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임금격차 많이 나고 근로환경 안 좋은 쪽에 가기 싫은 게 너무 당연한 건데 그럼 정부가 정말로 청년실업을 해소하려면 중소기업에다 실질적인 지원을 늘리고 대기업이나 공공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서 이런데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거죠. 청년실업의 사회구조적 문제로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성심]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조라고들 하는데 노조의 활동이 과연 정부 정책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김영경 대표] 일단은 지금까지는 그런 가능성은 많이 느끼기는 해요. 2월 초에 저희가 처음에는 한겨레를 통해 보도가 나갔는데 지금 창립총회까지 한 달여 정도 동안 온라인 회원이 700명 가까이 늘었어요. 조합원도 한 달 사이에 엄청나게 많이 늘었고 저희 카페 회원의 80% 이상이 20~30대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뭘 의미하냐면 청년들이 그동안 이런 문제에 목말라 왔었다라고 하는 거고 이런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되어 왔어야 한다, 어떤 노동 권익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던 아르바이트생도 비정규직, 프리랜서들 이런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동안 이걸 어떻게 소화하고 해결할지 몰라서 갈망하고 있다가 청년유니온 같은 게 생기다보니까 여기로 속속들이 모여 드는 거고 대부분 회원들이 하는 얘기가 ‘진작 생겼어야 한다, 왜 이제야 생겼냐?’라는 말을 하는데 일단 지금까지의 모습은 이런 걸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워낙 저마다의 다른 생각과 지향점을 가지고 자유분방한 청년들이다 보니까 그런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나가는 게 좀 쉽지는 않은 거 같아요. 이제 갓 출범을 해서 이후에 어떻게 정부 정책 변화까지 나갈 수 있도록 단일하게 청년들이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고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끌어내는 게 지금 우리의 과제인 것 같고 그렇게만 된다면 정부가 청년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이 정부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에 변화를 못 이끌었다고 생각은 하거든요.
[성심] 노조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지금 이 시간에도 취업 준비를 하고 있을 많은 청년들에게 노조에 대한 관심 혹은 연대 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요?
[김영경 대표] 저는 지금 당장 하고 싶진 않을 거라고 생각은 해요. 내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더 좋은데 취직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진리처럼 되어버린 조건이 우리나라 해방 이후부터 관행처럼 굳어져 온 거라서 그게 일순간에 깨질 순 없지만 하지만 ‘고려대 김예슬씨’ 자퇴 문제도 그렇고 청년들 스스로가 조금 조금씩 움직인다고 하면 저는 일시에 균열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거에요. 처음 한 30명, 50명이 움직일 수 있겠죠. 초반에는 천천히 갈 것 같은데 이게 속도가 붙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 같거든요. 근데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처음 청년유니온 활동하는 사람들이 그 시점을 대비하면서 정말 활동을 잘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려고 한다면 분명히 많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고. 사실 우리가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우리 주변,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는 거기 때문에 대부분 청년들이 ‘침묵하는 다수’로 존재한다고 해서, 속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에 저는 분명히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심] 청년유니온이 만들어가려는 세상 혹은 지향점은 무엇인지?
[김영경 대표] 회원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처음에 만들었던 사람들의 가장 궁극적 목적은 청년들의 잃어버린 지위를 다시 찾자는 거에요. 70~80년대 청년들처럼 할 수는 없죠. 그들은 잘못된 사회의 불합리한 문제를 누구보다 먼저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청년들을 “깨어있는 사람, 도전, 열정, 푸르름” 이런 식으로 규정이 되는 시절이 있었잖아요. 청춘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가슴 설레고 좋았었는데, 지금 청년들은 88만원 세대, 20대 루저론, 사회의 패배자, 스펙 쌓는 것에 열중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이런 규정자체가 너무 어둡고 회색빛 뿐 인거에요. 근데 청년유니온은 어떤 활동을 하던 청년들의 예전에 그런 푸르른 모습을 찾는 게 궁극적 목적이 돼야 하는 거 아닌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렇게 되려면 청년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고 문제의 해결책을 먼저 제시하고 활동 했을 때 우리가 다시 잃어버린 지위를 찾겠다는 게 궁극적 목적이죠. 그래서 모든 전국의 청년들이 청년유니온에 모이라는 건 아니에요. 그럴 수도 없을 거라 생각하구요. 그렇지만 청년유니온을 보고 청년들이 ‘아! 우리가 움직이면 뭔가 세상을 좀 만들 수 있고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구나’라는 가능성을 느끼고 사회곳곳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가능성과 느낌들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희의 활동목표인 것 같아요.
[성심]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김영경 대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어쨌든 정부의 정책이나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청년실업문제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기업, 공공기관, 중소기업이 정규직으로서 청년들 많이 채용하게끔 만드는 거 그게 일단 첫 번째가 돼야 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지금 이제 문제가 뭐냐면 대기업들이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신규, 그러니까 갓 졸업한 사람들을 채용하게 되면 그 사람들에 대한 그만큼 직업훈련기간이 필요한 거잖아요. 6개월이든 1년이든 책임을 져야죠. 근데 각 대기업이나 회사들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는 거에요. 이런 신입사원들을 교육시키고자 하는 비용을 부담하기 싫은 거죠. 왜냐하면 그만큼 돈이 드니까. 경력직 사원을 뽑으면 신입사원 3명 뽑는 거에 비해 경력직 사원 혼자서 일을 더 잘해내니까 비용으로 따지면 훨씬 효과적인 거잖아요. 근데 그런 기업들이 신입사원, 즉 대졸자들에 대한 직업훈련에 대한 비용이 자기네들이 담당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청년들의 고용을 책임지는 문제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문제라거나 그런 장기적 마인드로 고용문제를 대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고 단기 수익창출에만 너무 몰두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봐요. 그래서 그런 마인드의 변화가 생겼을 때 본질적으로 청년실업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성심] 당사자운동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김영경 대표] 우리나라는 사실 당사자운동이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어떤 거냐면 대학생들이 등록금문제를 가지고 싸우는 건 대학생 당사자 운동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IMF끝난 직후에 등록금을 심하게 올리면서 이때부터 대학생들이 되게 고생을 많이 해서 대학생 당사자 운동으로 등록금 투쟁을 했고, 그게 한 2005년부터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환기가 돼서 지금은 대학생 등록금 문제가 힘들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게 사회적으로 인식이 다 됐다는 거죠. 그래서 대학생들이 오히려 대학생 스스로가 관심이 없으면 없지, 부모님이나 사회적 인식은 대학생 등록금 비싸다고 이야기하면 고개를 젓거나 ‘너네 나쁜 애들이야’ 혹은 ‘너네가 잘못 됐어’ 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미 대학생 등록금이나 교육투쟁 자체가 당사자 운동으로서 가져왔던 게 사회적 인식을 바꿔놓은 게 있듯이 청년실업문제도 청년들이라고 하는 당사자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지금은 여전히 그래도 ‘청년 너네가 중소기업에 일자리 많은데 안 가는 거잖아’, ‘너네가 혹은 생산직과 같은 몸을 쓰는 노동을 하기 싫어하는 거잖아’라고 하는 인식들이 있는데, 왜 그게 안 되는지에 대한 어떤 문제를 우리가 제기했을 때 그런 인식도 바뀔 수 있고,등록금 투쟁이 인정받았던 것처럼 청년의 문제도 인정받을 수 있겠다. 저는 그런 쪽에 의의가 있다고 보는 게 있죠.
[성심] 앞으로의 주요 사업 및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김영경 대표] 일단은 저희가 어쨌든 노조설립신고가 반려됐기 때문에 앞으로 조합원들과 좀 논의를 해서 노조설립을 어떻게 좀 단순히 우리끼리 싸우는 게 아니고 광범위한 사회의 여론을 어떻게 이어가고 그걸 통해서 어쨌든 우리의 합법적인 활동을 통해 정부를 좀 압박하면서 청년세대노조가 노조로 인정을 받던 안 받던 간에 사람들에게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내는 게 첫 번째 사업이 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원래 우리가 노조설립하면 바로 제일먼저 하려고 했던 게 ‘최저 임금제 투쟁’을 하려고 했어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1인 표준생계비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매우 낮단 말이에요. 4110원인데, 한 달 일하면 85만 5000원이거든요. 근데 학생들도 사실 하루에 8시간씩 그렇게 알바를 못하잖아요. 그럼 그거보다 더 낮은 일을 하면서 생활을 할 텐데 최저임금자체가 너무 낮기 때문에 인상하는 게 더 필요할 것 같고, 최저임금을 올린다하더라도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이 너무 많아요. 거의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50% 가까이 되는데 최저임금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를 개선하는 문제가 있겠다. 이걸 이렇게 두 가지 방향으로 최저임금투쟁을 하려는 게 있고요. 그 다음에 세 번째는 우리나라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실업자들과 취업준비생이 통계상 따로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른 유일한 특징이 뭐냐면 취업준비생이 청년실업자에 두 배 가까이 많이 잡혀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공무원, 고시 준비하는 애들, 언론고시 준비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청년 실업자가 아니고 취업준비생인거에요. 노량진, 신림동 터지잖아요. 이런 사회적인 현상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이잖아요. 근데 이것도 결국은 정부의 어떤 고용정책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취업준비생들의 사교육비가 엄청나다, 이 취업준비생, 청년 구직자들에 대한 구직급여를 정부가 지급해라라고 하는 캠페인과 함께 활동들도 하려고 하고 있고요. 그리고 아까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청년들을 좀 고용하라는 의미에서 ‘청년고용할당제’
벨기에에서 들어온 정책. ‘100인 이상 사업장은 청년들 기본적으로 3% 이상씩 신규 신입사원들을 의무적으로 고용을 해라’ 라고 하는 정책을 주장하고 있어요.
[성심]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영경 대표] ‘자기 취업 준비, 스펙 쌓기 이런 거 다 그만두고 모두가 자기 권익을 위해 나서서 싸우자’ 이런 것까지는 아니에요.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자신을 세뇌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내가 난 열심히 공부하면 대기업 갈 수 있어, 난 열심히 공부하면 삼성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결국은 전국에 300만이 넘는 대학생이 있고 고등학교 졸업생까지 합치면 30만이 있는데 고용일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우리가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이미 경쟁이라는 건 너무 구조화되어 있는데 ‘나는 공부하면 될 수 있어’라고 하는 거는 이미 자신을 세뇌하는 거고 최면을 거는 거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내가 내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을 하는 건 좋지만 현실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세뇌시키지 말고 최면을 걸지 말고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자신의 권익을 위해서 행동했을 때만이 그게 정말 자신을 위한 길이라고 하는 걸 우리 청년들이나 대학생들이 많이 알아야 되지 않을까 해요. 어쨌든 청년들이 많이 상상하고 꿈꿔야지 사회가 바뀌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갈 수 있다는 거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인터뷰는 끝이 났다. 노동부에서는 2009년에 이어 <청년고용대책 2010년도 추진계획>을 추진한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비롯하여 글로벌 취업지원, 청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 직장 체험 및 취업캠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정부는 입버릇처럼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고 말하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에서 예산 편성은 줄었으며, 실효성 면에서 과연 장기적으로 청년실업문제를 진정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대한민국 헌법 제32조 제①항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 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내용을 지키려 노력하지 않고 있다.
청년실업과 청년노동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아무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때까지 가만히 손 놓고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다. 누구나 일 할 수 있는 권리를, 일하고 싶은 우리들이 찾아야 한다. 지금 이 시간 일을 하고 있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자기자리에서 용기를 갖고, 좀 더 세상을 크게 보고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꿈꿨으면 한다.
만국의 청년들이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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