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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실감기 - 무해한 연결79호(2021)/실감기 - 무해한 연결 2021. 12. 2. 16:21
박연지 편집장
실감기. 이야기로 이루어진 실을 감는다. 이야기는 전달받은 이의 ‘실감(實感)’이 된다. ‘실감’은 ‘감응’으로 이어진다. 마음이 따라 움직이면 이야기에 ‘응답’할 힘이 생긴다.
응답이 다정함을 품으면 ‘돌봄’이 된다. 내가 아닌 존재를 돌보는 것은 분명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모두 돌봄에 기대어 산다. 돌봄은 다정한 연결이며, ‘함께’ 행복할 용기이다. 당신과 내가 품은 이야기는 돌봄이 되고, 돌봄은 또 다른 이야기를 낳는다. 당신과 나를 연결한 이야기가 늘어날수록 우리의 세계는 확장된다. 확장된 세계에서는 우리가 행복할 가능성 또한 넓어진다.
사람이 무해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만들어 내는 어떤 연결은 무해하다. 이는 섬세하고 다정한 감응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무해한 연결은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당신과 나를 돌보는 이야기이다.
「실감기」는 성심이 무해한 연결을 만드는 이야기들을 찾아다닌 기록이다. 성심이 찾은 이야기들은 멋지고 용감하다. 건너에 더 나은 세상이 있다고, 그곳에서는 우리 더 잘 사랑할 수 있을 거라며 함께 가보자고 말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탁월한 이야기들을 보고 들은 성심의 ‘실감’ 기록을 남긴다. 이야기의 실을 감아 한쪽 끝을 성심의 독자에게 전달한다. 우리는 이제 같은 실을 쥐고 있다.
우리 함께 이 실을 꽉 쥔 채 겪어보지 못한 세계로 가자. 그 세계에서 우리는 더 괜찮고 행복한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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